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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 온라인 쇼핑몰 창업성공 뒤엔 ‘카페24’…“플랫폼의 힘”

-무료 쇼핑몰 솔루션 제공->사업자 증가->성공 쇼핑몰 등장->PG·배송산업 발전->플랫폼 활성화 선순환 구조


-테슬라 1호 상장 기업 주목, 70억 소비자 대상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확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스타일난다, 임블리, 육육걸즈.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쇼핑몰이다. 특히 스타일난다와 임블리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로 시작해 화장품으로 품목을 확대했으며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스타일난다의 경우,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잇달아 오픈하고 최근엔 스타일난다만의 분위기를 담은 카페까지 운영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스타일난다의 매출은 1300억원, 직원수만 500여명에 달한다.

스타일난다가 성공을 이같은 거둔 것은 특유의 디자인 감각과 더불어 카페24와 같은 전문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99년 설립된 카페24는 2002년 서버와 네트워크 등 인터넷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IT장비를 빌려주는 호스팅 사업을 기반으로 이듬해인 2003년 ‘쇼핑몰 센터’를 오픈했다.

현재 카페24의 쇼핑몰 구축 솔루션은 무료다.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IT인프라는 물론 결제, 배송, 광고, 교육 및 컨설팅 등의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스타일난다 역시 옷을 좋아하던 한 여성이 본인이 만든 옷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만약 카페24와 같은 플랫폼이 없었다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타일난다가 명동에 오픈한 호텔 컨셉의 오프라인 매장<출처: 스타일난다 네이버 포스트>
스타일난다가 명동에 오픈한 호텔 컨셉의 오프라인 매장<출처: 스타일난다 네이버 포스트>

실제 카페24가 2003년 쇼핑몰 구축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온라인 쇼핑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카페24를 통해 생성된 전문 온라인 쇼핑몰수는 2018년 1월 기준 150만개에 달한다.

쇼핑몰 구축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진입장벽을 낮췄고, 특히 젊은층의 창업을 이끌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온라인에 자신만의 가게를 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웹디자이너와 개발자 수요도 늘어났다. 전국 29개 ‘창업센터’를 통해 카페24는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사무공간부터 무료교육 1:1 컨설팅, 스튜디오, 세무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스타일난다와 같은 성공한 대형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결제(PG)나 배송 등 다양한 산업발달에도 일조했다. 국내 택배 시스템의 성장 이면에는 이러한 온라인 쇼핑몰의 기여가 크다. 결국 이로 인한 전자상거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카페24 역시 초창기에는 무료로 솔루션을 제공했기 때문에 수익이 크지 않았지만, 쇼핑몰의 수와 매출이 늘어나면서 점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특히 2013년 런칭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70억 전세계 소비자 대상 온라인 쇼핑몰의 해외 수출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는 물론 아마존과 알리바바, 라쿠텐, 라자다 등 해외 주요 온라인 마켓과의 연동은 물론 영어나 중국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한다. 현지 국가에 맞는 배송시스템 등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선 상품을 받은 자리에게 배송 기사에게 바로 결제하는 ‘다이비키’ 방식이 일반적이다. 카페24는 이를 위해 사가와 등 일본 배송업체와도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따라 카페24를 통한 거래액은 지난 3년 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2017년 말 기준 6조50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카페24 매출도 2017년 1350억원, 영업이익 7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페24 측은 “2016년까지 적자였지만, 대규모 해외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다양한 서비스 확장을 통해 수익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2017년 대비 30% 늘어난 매출 1800억원, 영업이익은 3배 증가한 25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카페24를 통한 거래액 추이
카페24를 통한 거래액 추이
이같은 성장세를 힘입어 카페24는 ‘테슬라 요건’ 1호 상장기업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는 이익은 없지만 성장성이 높은 초기·적자기업의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테슬라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테슬라 제도는 미국의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처럼 수익은 적지만 미래의 회사 가치는 큰 기업의 상장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예정대로라면 카페24는 오는 2월 코스닥에 상장한다. 23일~24일 기업설명회(IR)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상장 계획을 밝힌다.

이미 해외에서는 카페24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쇼피파이(Shopify)’가 2015년 뉴욕증시에 1조달러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으며 상장한 바 있다. 2014년 IPO 당시 쇼피파이의 매출은 1170억원으로 적자 상태였다. 하지만 상장 하루만에 25.86달러로 주가가 52% 상승하는 등 성장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쇼피파이는 카페24가 쇼핑몰 솔루션을 런칭한 3년 뒤인 2006년 독일 출신 개발자 토비아스 뤼트케에 의해 설립된 전자상거래 솔루션 기업이다. 기존 영미권 쇼핑몰 구축 솔루션의 경우 전문 개발자 고용 없이는 쇼핑몰 구축이 어려웠고, 실제 기능추가나 서비스 연동 등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았다.

쇼피파이는 카페24와 비슷하게 북미시장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 현재 미국에서의 전자상거래 점유율이 아마존, 이베이에 이어 3위다.

이미 한국에선 2000년대 초반에 카페24를 통해 독자적인 쇼핑몰 구축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직거래 형태의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 반면, 미국에선 아마존과 같은 오픈마켓 형태의 거래중개플랫폼 위주에서 쇼피파이 등장 이후 ‘전문쇼핑몰 시장’이 활성화된 셈이다.

2017년 12월 기준 쇼피파이의 기업가치는 주당 103달러, 시가총액은 102억4800만달러(약 11조1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상장 당시와 비교해 각각 505%, 706% 증가한 수치다.

카페24 역시 이번 테슬라 1호 상장을 계기로 비즈니스 모델이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맞춤형 상품 추천, 상품 이미지 조정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쇼핑몰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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