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보편요금제 도입을 놓고 정부와 통신사간 의견차이가 좁혀질 수 있을까.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가 12일 14시 서울중앙우체국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주제로 2번째 토론을 갖는다. 팽팽하게 엇갈렸던 첫 회의와 달리 의견차를 좁힐 수 있을지,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이 계속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해 12월 22일 국가과학기술회관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놓고 토론을 진행했다. 당시 토론에서는 통신사와 정부 및 시민단체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소비자 대표, 시민단체들은 통일된 의견으로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보편요금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저가 요금제에서의 경쟁을 강화하고 기존 요금제 수준을 순차적으로 인하하는 효과를 유발해 오히려 경쟁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편요금제 출시 내용을 담은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단체 입장이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통사들은 인위적인 가격결정으로 시장경쟁을 제한하고 회사의 경영을 악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5G 및 연구개발 투자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것이 통신사 주장이다.
12일 두번째 토론을 앞두고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1차 협의회에서 나온 통신사 주장에 대해 "상당부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가 요금제 이용자가 홀대 받지 않는다는 것을 통신사들이 입증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동의한다면 우리가 잘못된 것"이라며 "주장 자체에 논란 여지가 있고 상당부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요금인하를 강제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통신사들이 합리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설득한다면 법은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며 "논리적으로 입증해야지 주장만 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이 가시화 될 경우 기본료 폐지 논의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선택약정할인율 및 저소득층 요금감면 확대, 보편요금제까지 도입한 상황에서 기본료 폐지는 통신사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보았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 논의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보편요금제까지 도입된다면 기본료까지 폐지하는 것은 과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치 물러섬 없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통신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대상이지만 KT와 LG유플러스도 결국은 적용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통신3사의 공동 이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부담이지만 아직까지는 반대기조가 분명하다. 12일 토론에서도 이같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통계, 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이동통신비가 해외에 비해 비싸지 않다는 점, 단말기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통신비 부담 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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