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차기 스마트폰에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디스플레이를 고객사로 둔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부품 업체 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를 통해 “폴더블폰이 라인업에 있으며 내년 목표로 삼고 있다”라며 “확실히 기술적 허들을 넘었다고 생각할 때 제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내년 출시될 갤럭시노트9이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첫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폴더블 양산에 대한 계획을 미리 잡아놨을 수 있다.
접었다 펴는 스마트폰의 등장은 구부러진 플렉시블(Flexible) OLED의 등장 못지않게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플렉시블 OLED 등장에 따라 관련 장비 업체 주가가 들썩였던 과거를 떠올리면 당연한 수순이다.
폴더블 OLED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를 살펴보면, 12일 오전 내내 잠잠하던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는 오후 들어 무섭게 치고 올랐다. 결국 이날 전일 대비 5.87% 오른 7만2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 상승은 언론을 통해 나온 온라인 쇼핑몰 오픈이나 수소차 관련 원천기술 확보 등의 뉴스 때문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언급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작년부터 투명폴리이미드(CPI)의 양산 설비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통해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단계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산하에서 필름 사업을 진행하는 SKC 역시 올 초 CPI를 양산할 뜻을 밝혔지만 현재 구체적인 사업 진행 상황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의 폴더블 관련 언급이 나온 시점에서도 주가는 아직 큰 영향이 없는 모양새다. 다만 사업 진척 사항이 밝혀지는 대로 주가가 언제든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제이스텍 주가도 아직은 큰 반응이 없다. 물론 폴더블 관련 기술 개발이 언제 완료되느냐에 따라 언제든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제이스텍은 기업설명회(IR)를 통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을 대비해 ‘고정도 마스킹 온 더 플라이(MOTF)’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이스텍 관계자는 “(폴더블과) 관련해 여러 가지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고객사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정재송 제이스텍 대표가 시장 흐름을 미리 읽고 대비하는 스타일인 점을 감안하면 폴더블 OLED에 대한 큰 그림도 이미 그려놨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기술을 보유한 인터플렉스 주가도 이날 전일 대비 10% 이상 올랐다. 애플의 새 아이폰 출시에 따른 상승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다만 폴더블폰이 등장하면 FPCB 업체의 수주량이 숫자가 늘어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증가 요인을 마냥 단순화하긴 어렵다. 인터플렉스의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애플이 있다.
신중론도 없지는 않다. 폴더블 OLED를 생산하기 위한 공정 설비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는 시점에 대량 생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12일 하이투자증권의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폴더블폰으로 인해 (부품이) 더 많이 팔리면 관련 업체의 주가에 영향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영향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또한 폴더블폰이 대량으로 많이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에도 물량은 작을 것이고 많이 팔리는 제품에 적용한다 해도 전부 폴더블 OLED로 채택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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