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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가 10나노 칩 출하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되는 ‘A10X’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대상이다. 하반기에는 신형 아이폰 출시도 예정되어 있어 관련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이미 지난해부터 10나노 미세공정을 사용했고 올해 연말에는 8나노 칩 양산을 계획하고 있어서 ‘TSMC 10나노-삼성 8나노’ 위탁생산(파운드리)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10나노 칩 출하와 함께 2분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라고 밝혔다. 지난 2분기 TSMC의 매출이 2136억대만달러(약 8조78억원)이고 올해 10나노 칩의 매출 비중은 10%로 예상된다. 마크 리우 TSMC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0나노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2017년 매출 성장률은 5~10% 사이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TSMC 10나노 매출의 견인차는 애플 신형 아이폰에 장착될 ‘A11’ AP이다. 일반적으로 정식으로 제품이 출시되지 2개월 전부터 양산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늦어도 이달 말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일정상으로 보면 삼성전자 8나노와의 경쟁을 피하기 어렵다. 퀄컴을 통해 10나노에서 확실한 선두 이미지를 굳혔고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노광 기술이 적용될 7나노 이전까지 시간을 벌어줄 핵심 제품이기 때문이다.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라 부르는 노광(露光) 공정은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과정이다. EUV는 빛의 파장이 13.5나노미터(nm)에 불과하다.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머전(Immersion, 액침) 불과아르곤(ArF)은 193nm이다.
삼성전자는 8나노부터 선행 버전인 1세대 LPE(Low Power Early) 대신 2세대 LPP(Low Power Plus)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으로 후공정에 속하는 BEOL(back end of line) 배선 영역을 개선하는 방향을 선택한 덕분이다. 일종의 파생공정이라고 보면 된다. 삼성전자는 8·6나노, TSMC는 12나노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공정 측면에서 8나노는 10나노와 비교했을 때 획기적인 성능 개선은 어렵다. 다만 모바일에서 중요시되는 전력소비량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고 양산 차원으로 보면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한편으로는 10나노보다 선도적 이미지를 부각해 마케팅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TSMC는 7나노에서 EUV가 아닌 ArF를 사용한다. 이는 삼성전자 8나노도 마찬가지”라며 “같은 7나노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EUV와 ArF 차이를 구별해 제품을 구입할 수는 없기 때문에 8나노로 선수를 치고 빠르게 EUV를 사용한 7나노나 6나노로 넘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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