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나노 핀펫 미세공정을 적용한 S램 개발에 성공했다. 작년 10나노 핀펫에 이어 연속해서 세계 최소 공정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빛의 파장이 13.5나노미터(nm)에 불과한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7나노로의 전환은 수년 이내에 7나노 칩이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부터 10나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양산하고 있다. 이번 7나노 핀펫 S램의 셀 면적은 0.027제곱마이크로미터(㎛2)다. 작년 10나노 핀펫 S램(0.040㎛2)과 비교했을 때 32.5% 셀 면적이 줄어든 셈이다.
S램은 중앙처리장치(CPU)나 AP의 내부와 외부를 이어주는 버퍼 역할을 한다. D램보다 빠르고 성능이 월등하지만 가격이 비싸 용량을 무작정 늘리기 어렵다. 최신 CPU가 주로 사용하는 S램 용량이 고작 2~8MB 정도에 불과하다. 고성능 스마트폰 주기억장치(메모리) 용량은 4~6GB에 달한다.
특히 S램 용량은 AP·CPU 성능과 직결된다. 특히 정해진 공간에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론 모뎀칩을 비롯해 각종 멀티미디어 처리 기능을 집적해야 하는 시스템온칩(SoC)은 S램을 끼워 넣기가 무척 까다롭다. 셀 면적이 줄어든 만큼 캐시 메모리 용량을 더 늘리거나 전력소비량을 낮춤과 동시에 다른 기능을 더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개발한 7나노 핀펫 S램은 국제고체회로학술회의(ISSCC)를 통해 15일 공개됐다. ISSCC는 세계 반도체 올림픽이라 불리는 학술회의로 오는 2017년 2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7나노 핀펫 S램은 EUV가 처음으로 쓰였다. 10나노까지는 이머전(Immersion, 액침) 불화아르곤(ArF) 기술 노광 장비를 그대로 쓴다. 회로를 그려 넣는 패터닝만 세 번 연달아 하는 ‘트리플패터닝’으로 한계를 극복했다. 문제는 패터닝이 늘어날수록 비용이 높아지는 구조에 있다. 초기 7나노에서도 이머전 ArF가 쓰이겠지만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차피 EUV 노광 장비 도입이 필수적이다.
◆미세공정 한계 극복할 열쇠=7나노 핀펫 S램이 EUV 기술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수익성 확보에는 시간이 좀 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체 트렌드로 보면 10나노가 가장 효과적이고 상용화에 적합한 공정”이라며 “7나노는 언제든지 시제품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제는 상용화 시기이며 EUV는 7나노 도입하는 시점에 맞춰서 시작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10나노에서 EUV 장비를 쓰지 않기로 한 것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TSMC나 인텔도 마찬가지다. 이머전 ArF와 EUV 기술을 혼용해 사용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장비를 활용하는 셈이다. 다만 7나노에서 EUV 기술을 접목한다고 하더라도 양산능력, 바꿔 말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10나노의 생명이 그만큼 더 길어지게 된다. 10나노가 28나노처럼 오랫동안 사용될 공정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삼성전자는 ISSCC에서 512기가비트(Gb) 용량의 3비트(TLC) 기반 4세대(64단) 3D 낸드플래시도 선보였다. 입출력(I/O) 속도가 800Mbps로 빨라졌으며 내년 중반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평택 반도체 공장(18라인)에서 본격적으로 양산될 계획이다. 300mm 웨이퍼 투입 기준으로 5~6만장 수준에서 1단계 투자(15조6000억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화성 17라인의 3D 낸드 증설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생산능력은 32만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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