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품질혁신실 마련해도 이슈 발생
- 수율 높이려 품질 기준 낮춘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일부 제품에서 붉은색이 과도하게 표현된다는 소비자 불만에 대해 본격적인 대처에 나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는 문제가 없으며 소프트웨어(S/W) 설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측의 해명이다. 이를 위해 컬러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조정에 대한 안내에 나선 상태다. 내부적으로도 원인 파악에 착수했지만 OLED 일부 소재의 변경에 따른 설정값 조정, 글로벌품질혁신실 신설에도 초기 품질 이슈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8 붉은 화면은 하드웨어(H/W)가 아닌 컬러 캘리브레이션 설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다.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레드(R), 그린(G), 블루(B)에 전류를 정확하게 흘려줘야 한다.
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되는 OLED 패널을 받아 완제품으로 조립할 때 각종 H/W 설정값을 입력한다”며 “컬러 캘리브레이션 설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색상이 어긋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컬러 캘리브레이션은 색온도와 색좌표 등의 색특성을 조절하는 작업을 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갤럭시S7이나 갤럭시노트5에서도 같은 이슈가 있었는데 이번에 유독 소비자 문의가 많다”며 “소프트웨어 문제이기 때문에 컬러 캘리브레이션에 대한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디스플레이 화질평가 업체인 디스플레이메이트가 테스트한 빛 파장 결과에서 갤럭시S8 OLED 패널은 레드(R) 색감이 도드라졌다. 이는 인광(phosphorescence, 燐光) 레드 호스트 소재의 공급업체가 다우케미칼에서 덕산네오룩스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재의 특성이 달라진 만큼 최적화가 함께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품질 제일주의 기조 초반부터 ‘휘청’=일각에서는 초기 수율 확보에 집중하다보니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전 스마트폰 설계 담당 임원은 “공장에서 유닛 보드를 통해 기기를 테스트하는데 컬러 캘리브레이션 기준에 따라서 일정 수준(수치)가 넘어가면 불량으로 판정된다”며 “이 기준이 넓으면 수율이 높아지는데 수익성 확보(원가절감)에 대한 지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모르지 않았을 거라는 귀띔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 이후 올해 3월에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했을 정도로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천명했다. 글로벌품질혁신실을 담당한 김종호 사장은 1988년부터 현재 IM부문의 전신인 정보부문사업본부에서부터 생산관리를 담당했다. 2009년부터는 전사 차원에서 제조기술센터장 겸)무선 글로벌제조센터장도 역임했다.
S/W로 조정이 가능한 문제라지만 초기 대응에 있어서 삼성전자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도 소비자 사이에서 불만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다. 제품 결함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고 구체적인 현황이나 소비자 불편 해소에 대한 방안은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만드는 제품이니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여전히 전형적인 신비주의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며 “조직문화가 지시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방향에 대해 건의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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