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된 가운데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중요한 연결고리 중 하나인 삼성SDS의 사업개편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SDS는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의 중심축으로서 그동안 물류BPO(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사업의 분할 검토와 홈 IoT(사물인터넷) 사업 매각 검토, 그리고 서울 역삼동 멀티캠퍼스 건물과 강동구 성내동 사옥을 매각하는 등 내외부적인 구조 개편에 착수한 상태다.
이러한 삼성SDS를 둘러싸고 삼성물산, 혹은 삼성전자와의 합병이 전제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그동안 시장 안팎을 휘감아왔다. 물류 BPO사업을 떼어내고 IT서비스에 대한 역량을 키워 삼성전자, 혹은 물산과 합병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한다는 전략에 대해 시장에선 가능성을 높게 봐왔다.
삼성SDS의 주요 주주는 삼성전자(22.6%), 삼성물산(17.1%) 총수일가(17.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설립 후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합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축소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SDS의 조직개편에 대해선 그동안 내외부적인 저항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삼성SDS 소액 주주들이 이재용 부회장과 회사 전 현직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삼성SDS 소액주주 모임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 부회장과 전동수 전 삼성SDS 대표, 정유성 삼성SDS 대표 등 3명을 자본시장법상 회사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당시 고발장에서 소액주주들은 이 부회장은 삼성SDS의 대주주로서 삼성SDS의 물류 및 컨설팅SI 등 일부 사업부문 분할에 대한 미공개정보를 미리 알고, 본인이 보유한 삼성SDS 주식 158만7757주(2.05%)를 매각, 1452억원 이상의 손실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주식 매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 늘리기가 주목적이었고 이를 위한 삼성SDS 고가 매각이 필요했다는 것이 소액주주 모임 측의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 부회장의 재판 과정에 미칠 영향에 따라 삼성SDS의 행보가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합병이란 변수를 제외하고, 삼성SDS 자체의 사업 조정과 관련해선 큰 변수가 없는한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오히려 속도를 더 빠르게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재판 과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삼성SDS의 일련의 움직임이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 속도를 조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SDS의 솔루션 전략을 보면 철저하게 삼성전자와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클라우드 업체 조이언트와 삼성SDS가 협력하는 등 삼성전자와 관련이 깊은 솔루션과 기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재판에 그룹사가 집중하는 형태가 되면 이러한 전략의 속도전개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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