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연구개발(R&D)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EUV 노광 장비의 출력을 250와트(W)까지 높였고 상용화를 위한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ASML코리아 김영선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차세대 노광 장비인 EUV의 상용화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력도 250W까지 도달, 처리할 수 있는 웨이퍼 수가 늘어나면서 경제성까지 확보됐다.
노광 장비는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라 부르는 노광(露光) 공정에 쓰인다. 웨이퍼에 빛을 이용해 회로 패턴을 그리는 과정이다. 빛의 파장에 따라 G-라인(436nm), H-라인(405nm), i-라인(365nm)에서 불화크립톤(KrF, 248nm), 불화아르곤(ArF, 193nm)으로 발전해왔으며 최근에는 액체(주로 물)를 이용한 이머전(Immersion, 액침) ArF가 주력으로 쓰인다.
하지만 반도체 미세공정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빛의 파장을 더 줄여야 했고 그로 인해 13.5nm에 불과한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의 필요성이 커졌다. 문제는 EUV라는 빛 자체가 모든 물질에 흡수되는 성질 가지고 있어서 R&D에 상당한 어려웠다는 점이다. 진공 상태에서 노광이 이루어지고 빛을 투과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에 걸쳐 반사시켜야 하는 등 기술적 난이도가 높았다.
모든 요소가 난관이었지만 가장 큰 이슈는 경제성이었다. 2015년 기준으로 EUV 장비의 출력은 125W 정도였다. 하루에 1500장 정도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으나 이머전 ArF와 비교했을 때 아주 획기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감가상각까지 고려하면 최소 200W는 넘어야 했다. ASML코리아 김영선 사장이 언급한 250W라면 경제성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봐야 한다. 예정된 로드맵대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EUV용 포토레지스트(PR)와 마스크 보호용 펠리클(pellicle)도 개발이 막바지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여러 단계를 거쳐 빛을 반사시키다보니, 이 빛의 손실을 적게 하면서 반사시켜야 하므로 투과율(90% 이상 요구)이 높아야 하고 250W의 출력을 잘 견딜 수 있는 구조와 1만장의 웨이퍼 처리를 가능케 하는 수명이 필요하다. ASML은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펠리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3분기부터 도입될 신형 노광 장비인 ‘NXE 3400B’와의 궁합도 살펴봐야 한다. 기존에 쓰던 ‘NXE 3350B’에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PR, 펠리클을 모두 NXE 3400B에 적용시키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EUV 노광 장비의 기술적 난제가 해결하면서 상용화에 큰 진보가 이뤄졌다”며 “일본 호야, 아사히글라스 등으로 들여오는 반사형 마스크를 비롯해 각종 케미컬 등 EUV 생태계가 구체화되면서 각 업체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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