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를 비롯한 수많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점진적 진화를 통해 ‘무어의 법칙’이 지속될 전망이다. 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코리아 2017’ 기조연설에 나선 유럽 최대 반도체 기술 연구소(IMEC) 룩 반덴호브 사장은 나노와이어,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노광, 신개념 패키징으로 무어의 법칙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어의 법칙은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가 1965년 제시한 이론으로 2년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미세공정 한계극복에 시간이 걸리면서 인텔은 2년이 아닌 3년을 제시했고 반도체 업계에서는 ‘모어 댄 무어(More than Moore)’, 말 그대로 무어의 법칙을 대신할 새로운 질서에 주목한 상태다.
반덴호브 사장은 “가장 큰 불확실성(물음표)은 무어의 법칙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로 해피 스케일링(미세공정)이 아닌 하드 스케일링 시대로 넘어왔지만 해결방법은 있다”며 “무어의 법칙은 지속되어야 하겠지만 방향은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풀어보면 미지의 영역을 항해함에 있어 파도가 얼마나 움직이는지 살펴야 하지만 결국 이 파도를 만들어내는 바람부터 찬찬히 따져보겠다는 것.
첫 번째로 나노와이어가 언급됐다. EUV 기술이 적용되는 미세공정은 7나노부터다. 이후 5나노를 넘어 3나노, 2.5나노, 1.8나노까지 가기 위해서는 나노와이어를 이용해 적층 구조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핀펫(FinFET)으로 P-N 접합 구조의 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에서 큰 진보를 이룬 것처럼, 이번에는 CMOS를 나노 스핀트로닉스와 자성 재료로 대체하겠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램)가 있다.
반덴호브 사장은 “나노와이어, 핀펫과 같은 개선, 레이아웃 축소에 분산컴퓨팅을 더하면 사람의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컴퓨팅이 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양자컴퓨팅이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뇌를 모사한 뉴로모픽칩은 이미 연구개발(R&D)이 시작됐다. 가령 SK하이닉스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와 강유전체 물질을 활용한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뉴로모픽칩은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를 기반으로 사람 뇌의 사고과정을 모방한 반도체다. 최근 빅데이터 시대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 중에는 사람과는 달리 기계가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비정형적인 문자·이미지·음성·영상 등이 혼재해 있다. 뉴로모픽칩은 이러한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테로지니어스와 같은 이기종컴퓨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같이 네트워크 성능이 개선되고 있으나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보다는 연산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주장이다. 반덴호브 사장은 “데이터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CPU, 메모리, 컨트롤러, 각종 입출력(I/O)가 하나의 칩에 적층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각 칩을 아파트처럼 쌓아올려 여러 개의 코어를 하나로 통합하고 메모리는 위쪽에, I/O를 아래쪽에 배치해 3D로 적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통합 반도체 시대를 언급한 셈이다.
“디지털 파괴의 시대에서는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제고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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