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V 시장에서 울트라HD(UHD)가 풀HD 출하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전 세계 TV 시장 1위와 2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는 중국의 추격을 거세게 받았으며 올해부터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계의 8.5세대 이상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이 가동을 시작해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5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UHD TV 출하량 점유율이 24.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34.3%를 나타내 풀HD가 같은 기간 동안 기록할 41.5%→33.3%와 반대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UHD TV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풀HD TV는 영향력이 쪼그라들고 있다고 보면 된다.
UHD TV의 약진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북미 덕분이다. 특히 중국은 당장 콘텐츠나 생태계가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높은 사양 자체가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하는 시장이다. 과거 풀HD나 3D, 스마트TV가 그랬다. 북미의 경우 화면크기가 갈수록 커지면서 풀HD와 UHD TV 사이의 가격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는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이야기.
더불어 지난해 TV 시장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11년 연속이다. 2위는 LG전자, 3위는 하이센스, 4위는 TCL, 5위는 소니였다. 사실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 소폭 성장한 TV 시장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LCD 패널 가격이 V자로 반등하면서 세트업체 입장에서는 원가절감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SUHD TV와 커브드 TV,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수익성을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TV 시장이 갈수록 대형화·고해상도 추세로 흐르고 있어서 프리미엄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디자인이나 스마트TV, 화질 등으로만 승부하기에는 중국 TV 업계의 공세가 거칠다. LCD 패널은 업체 사이의 기술차이가 거의 없다. 저렴한 가격에 대화면으로 걸고넘어지는데다가 도시바, 샤프 등 일본 업체의 공장과 브랜드를 사들이며 위력을 더해가는 추세다.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8.5세대 이상 LCD 패널 라인도 변수다. 이노룩스와 CEC판다, HKC 등이 양산을 시작하고 45/50/58인치와 같이 틈새 화면크기를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BOE의 10.5세대가 대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TV 시장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소폭 성장을 점치고 있다. 다만 LCD 패널 가격이 하반기부터 공급과잉 조짐을 보일 수 있어 후방산업의 호황은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 세트업체가 얼마나 재고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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