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여러모로 상징성이 있는 CES에서 어워드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홍보수단이다. 하지만 엄연히 마케팅 요소가 풍성하게 들어간 것이어서 어워드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한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혁신상’과 ‘최고혁신상’을 분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혁신상은 28개 분야에서 적어도 5개 이상씩의 제품이 선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달리 최고혁신상은 30개 내외에 불과하다. 혁신상이 합격이라면 최고혁신상은 수석합격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최고혁신상에서 CES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
올해 최고혁신상의 경향은 세대교체라고 볼 수 있다. 2015년과 2016년 연달아 이름을 올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빠지고 대신 레노버가 자리를 채웠다. 삼성전자가 제품을 못 만들어서라기보다는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고 보면 된다. 대신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망고슬래브의 ‘네모닉’이 아쉬움을 달랬다. 이 제품은 접착식 메모용지를 인쇄해주는 프린터다.
사실 삼성전자는 망고슬래브 외에도 사내벤처 시스템인 크리에이티브랩(C랩)을 통해 어린이용 사물인터넷(IoT) 기기 ‘태그플러스’, 피부 분석과 케어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에스 스킨’, 휴대용 피부 측정기기 ‘루미니’가 혁신상을 받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다. 간판 제품이던 TV와 스마트폰 대신 톡톡 넘치는 아이디어가 접목된 스타트업을 내세운 셈이다.
구글 가상현실(VR) 기기인 ‘틸트브러시’도 눈길을 끈다. 헤드셋을 쓰고 가상의 공간 속에서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 사용자를 모니터링 하는 ‘슬립넘버’, 시력 측정 기기인 ‘아이큐 시력 측정기’, VR과 드론을 결합한 ‘페이퍼 에어플래인 VR 드론’ 등도 이름을 올렸다.
불과 2년 전인 2015년과 비교했을 때 최고혁신상의 흐름은 조금 더 세밀해진 느낌이 강하다. IoT를 구현하거나 전통적인 CE 제품에서 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성능으로 무장한 제품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작은 부분이라도 기존 삶의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 있는 기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경향은 최고혁신상이 아닌 혁신상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 스마트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고 제품의 품질과 함께 얼마나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액세서리도 그냥 두어 번 재미로 쓰는 단계를 벗어나서 확실한 기술적 진보가 이뤄져야 했다. 머리 움직임으로 화면을 움직이는 ‘오픈세서미’나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리사운드’ 보청기가 대표적이다.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분야라도 현실적인 장벽이 엄연히 존재한다. 표준이 제각각인데다가 제조, 플랫폼, 서비스 업체나 업계 사이의 줄다리기로 관련 제품 판매나 인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CES 최고혁신상 트렌드는 기기 자체의 경쟁력을 벗어나 플랫폼, 서비스로의 연계와 함께 VR이나 AI를 접목시켜 궁극적으로 사용자와 기계가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꿔 말하면 보편적 기술 확산의 단계를 지나 미지의 시장을 먼저 개척해 선점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더 커졌다.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M&A)이나 스타기업, 수많은 스타트업의 탄생은 필수불가결이며 CES는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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