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안전’인가 ‘권리’인가. 기업은 소비자에게 무엇을 우선해야하는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는 다양한 숙제를 정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에게 던졌다. 정부와 기업은 안전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 세계 갤럭시노트7 회수율은 90%에 육박했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 8월 출시했다. 연이은 폭발사고로 지난 10월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오는 12월31일까지 판매한 전량을 환불 또는 교환해준다. 대상 제품은 306만대다. ▲한국 ▲미국 ▲중국 ▲캐나다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호주 ▲뉴질랜드 ▲아랍에미레이트(UAE) ▲대만 ▲싱가포르 11개국이다.
문제 발생 뒤 각국 정부가 나섰다. 해외 항공사 대부분은 갤럭시노트7 기내사용 또는 반입을 금지했다. 통신사는 통신사대로 삼성전자의 대응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리콜을 우선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과 리콜에 따른 손실을 7조원 중반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구매자에게 10만원 안팎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삼성전자 제품으로 교환할 경우 차기 고가폰 구입을 촉진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진 못했다. 여전히 제품을 들고 있는 이들이 그들이다. 환불 및 교환을 했지만 소송에 나선 이도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갤럭시노트7를 잊고 싶은 삼성전자에겐 난감한 노릇이다.
갤럭시노트7 폭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30만대가 넘는 폭발 위험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있는 셈이다. 정부도 삼성전자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 정부와 삼성전자의 선택은 ‘기업 이미지 타격’보다 ‘소비자 안전 우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강제 사용중단은 논란이 불가피한 조치다. 한국 회수율은 80%초반이다. 한국도 곧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캐나다는 오는 12일부터 무선랜(wIfI, 와이파이)과 블루투스 기능을 쓰지 못한다. 배터리 충전도 제한한다. 이동통신도 활용할 수 없게 한다. 호주의 경우 오는 15일부터 이동통신 네트워크 접속이 중단된다. 미국은 배터리 충전을 하지 못하도록 유럽은 배터리 충전을 30%로 제한할 방침이다. 뉴질랜드는 통신사가 네트워크 접속을 끊었다.
한편 이번 일로 삼성전자와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충전 제한을 강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른 통신사 태도를 감안하면 버라이즌이 삼성전자와 협상 지렛대로 이번 일을 활용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