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또 하나의 국산 인공지능(AI) ‘아담’이 12월 베타 서비스를 거쳐 내년 3월 상용화된다. 아담은 지난 18일 장학퀴즈에서 수능 만점자를 큰 차이로 이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AI ‘엑소브레인’의 사촌격인 시스템이다.
엑소브레인 개발에 참여한 주요업체가 ‘아담’을 만든 국내 소프트웨어(SW)기업 ‘솔트룩스’이기 때문이다. 솔트룩스의 이경일 대표는 엑소브레인 개발2부 파트 책임자로 참여하며 자연언어처리와 추론 등의 기술을 담당했다.
23일 솔트룩스는 기자간담회를 개최, AI 플랫폼 ‘아담’을 공개했다. 아담이 실제로 만들어 진 것은 10개월 전이다. 솔트룩스가 창업 이후 16년 간 만들어온 자연언어처리부터 시맨틱 검색, 테스트마이닝, 기계학습(딥러닝), 지식 기반 학습 및 추론 등 모든 기술과 데이터를 집대성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장학퀴즈에 출전했던 엑소브레인의 기술도 접목됐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사진>는 “창업할 때부터 세상 모든 사람들이 지식 소통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꿨다”며 “현재 아담은 유아 수준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해지고 가족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담은 도서 60만권 분량의 지식을 학습하고 2000만 가지 주제에 대한 질의응답 뿐만 아니라 뉴스 추천, 이미지 검색, 환율 계산 등의 AI 비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매일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500만건의 문서를 수집한다. 초당 2000문장의 언어를 분석할 수 있고, 복합추록속도는 초당 50만 단위지식을 수행한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서 아담은 비교적 복잡한 문장의 질문도 막힘없이 대답해냈다. 이를테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가 태어난 나라의 수도가 어디냐?’는 질문에 ‘나이로비’라고 답하고 지도정보까지 표시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가운데 액션영화를 추천해줘’라는 질문에도 여러 영화를 제시했다. 다만 음성을 잘못 인식하는 오류도 일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넓은 장소에선 여러 소리가 섞여 들어가면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내년 정식 서비스할 때에는 음식 인식 성능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담은 크게 ▲데이터 허브, ▲어낼리틱스, ▲인텔리전스 등 3가지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데이터 허브는 기계학습과 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수적인 대규모 데이터 셋을 수집, 공급하고 있다. 솔트룩스는 내달 실시하는 베타서비스부터 자사가 보유한 80억건의 데이터를 단계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또 실시간 데이터 심층 분석과 시각화 기능을 내장한 아담 어낼리틱스는 클라우드 기반 의 서비스형 데이터(DaaS ; Data as a Service)로 제공된다. 이는 누구나 IT 전문 지식 없이도 자유롭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
오픈 API를 제공하는 아담 인텔리전스는 데이터, 분석, 언어·음성·시각·지식 처리를 위한 레스트풀(RESTful) API 60종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AI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현재 16개 기업이 솔트룩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담 기반의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로보티즈, 퓨처로봇 등 국내 대표 로봇 회사 2곳도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의료 분석, 로봇 컨시어지 서비스, 관광·쇼핑, 금융·법률 전문 분야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AI 상담원을 통한 콜센터 대체, 가상 비서와 지능형 홈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현재 아담의 목소리도 파트너사인 셀바스AI의 음성인식기술을 접목한 것”이라며 “내년 봄 이전에 아담이 탑재된 스마트폰 가상비서, 스마트 스피커 등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업체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몇 개의 일본기업이 3년 전부터 챗봇 플랫폼에 아담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30달러에 불과한 라즈베리파이 등과 결합되면 아담 기반의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향후 로드맵도 공유됐다. 12월 베타서비스에는 80억건의 데이터와 40종의 API, 80%의 질의응답(QA) 성능에 불과하지만, 내년 3월 정식 서비스때는 이를 90%로 높일 예정이다. 2018년 시즌2 서비스에는 ‘이브’라는 또 다른 AI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브는 금융과 법률, 특허분야에 특화된 지식을 보유하게 된다. 또 2019년에는 5개국어가 가능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는 3개국어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솔트룩스는 약 2000개의 CPU로 이뤄진 ‘아담’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증강현실로 구현한 ‘아담 VR’도 선보였다. 현재 아담은 크게 데이터 수집과 학습, 추론을 담당하는 3개의 뇌로 구성돼 있다. 질문을 했을 때 아담이 어떻게 데이터를 찾고, 지식을 추론하는지 현실감 있게 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현재 IBM 등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통신사, 제조기업 등에서 AI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동안 개발해온 다양한 기술과 국내 여러 전문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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