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일몰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는 오는 9일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전체회의에 상정되는 법안들은 총 108건. 이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법안들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단통법)'이다. 심재철, 변재일, 신경민, 신용현, 배덕광 의원 등이 지원금상한제 폐지, 지원금 분리공시 도입,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확대 등을 내용으로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초점은 이용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정보공개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에 맞춰진다.
문제는 이들 법안들이 순조롭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일단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지원금상한제 폐지의 경우 의원간 이견이 크지 않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중저가 단말기 보급 확대 등 몇몇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단통법은 여전히 많은 국민들과 정치권으로부터 '악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평가의 주된 이유는 정부가 법으로 휴대폰 지원금을 최대 33만원으로 묶어 놨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줄어들은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고 기업 입장에서는 마케팅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에 정치권은 지원금 상한제는 3년 일몰로 내년 9월말 자동폐기 될 가능성이 높지만 기간을 단축하거나 조기에 일몰시키자는 것이다.
미방위원간 이견은 크지 않지만 정부의 반대가 변수다. 여전히 정부는 지원금상한제가 시장을 안정화 시켰고 갑작스런 폐지는 오히려 시장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미방위원간에도 상한제 폐지, 상한제 확대 등으로 조금씩 의견이 엇갈린다. 19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지원금 분리공시는 이동통신와 단말기 제조사가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를 분리해 고지하자는 것이다. 원래 단통법 도입 시 반영될 예정이었지만 제조사의 강한반대에 규제개혁위원회까지 삭제를 권고하면서 빠지게 됐다. 법 도입시 발생했던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제조사는 영업기밀을 이유로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고 정치권은 제조사 입장을 옹호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나뉘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정부는 개정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단통법 개정안에 대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검토는 해보겠다"면서도 중점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지원금 상한제 폐지의 경우 "아직 공시지원금 한도까지 지급되지 않는데다 대리점에서 추가로 지급하는 15%를 감안할 때 상한선을 올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리공시 도입과 관련해서도 "소비자는 전제 지원금이 의미가 있다"며 재도입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미래부 역시 방통위와 비슷한 입장이다.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거나 범위를 확대할 경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폭의 조정도 불가피하다.
또 다른 불확실성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정치권의 상황이다. 법안의 국회 통과 후 대통령이 사인을 해야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는데 거국내각 구성, 하야 및 탄핵 가능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기국회가 최순실 정국에 빨려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9일 전체회의 안건 상정 이후 15일 제정법 공청회, 16~17일 법안심사소위, 18일에는 비쟁점법안의 의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의결이 이뤄지게 되면 법사위로 안건이 넘어가 전체회의 소위를 통과한 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이뤄지게 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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