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브랩스, “자연어 인식률, 시리 90% 수준”…양사, AI, UI 패러다임 변화 이끌 것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인수한 인공지능(AI) 플랫폼 업체 ‘비브랩스’ 경영진이 한국에 왔다. 다그 키틀로스 최고경영자(CEO)와 아담 체이서 수석부사장 등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향후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4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브랩스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우선사업부 개발1실장 이인종 부사장<사진 오른쪽>은 “비브랩스의 AI 기술은 ‘갤럭시S8’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애플 구글에 이어 삼성전자도 본격적 AI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브랩스는 2012년 설립한 개방형 AI 플랫폼 개발 업체다. 자연어 기반이다. 다른 콘텐츠와 서비스 등을 추가(plug-in, 플러그인)하기 편하다. 자사 서비스에만 활용하는 애플, 엔진을 공개한 구글과는 다르다. 애플은 AI의 모든 것을 통제한다. 구글은 다른 업체가 구글 엔진을 이용해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비브랩스는 완성된 AI에게 서로 다른 사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아담 체이서 비브랩스 수석부사장<사진 왼쪽>은 “애플 시리와 비교한 자연어 인식률은 90% 수준이다. 자연어 검색은 데이터의 축적 정도가 중요하다”며 “삼성전자 기술과 협업을 통해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며 영어 이외 다른 언어 지원 부분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갤럭시S8에 들어가는 AI는 완전형이라기보다 향후 사용자경험(UI)의 변화를 이끄는 초석”이라며 “그동안 사람이 기계의 말을 배워야했다면 이제 기계가 사람의 말을 배워 원하는 일을 해주는 시대에 진입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AI를 전체 기기 UI로 활용할 방침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생활가전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내 니즈(Needs)를 AI가 알아서 조작해준다. 기기별 사용설명서를 볼 일도 복잡한 연동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다.
이 부사장은 “10년 마다 UI 패러다임 변화가 있었다. 80년대 타자기와 PC 등 키보드가 주 입력장치로 사용했다. 90년대 후반부터는 그래픽UI가 나오며 마우스의 시대가 됐다. 2007년부터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터치의 시대가 됐다. AI의 출현은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다”라며 “UI는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과 산업의 변화를 이끌었다. AI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갤럭시S8은 삶 그 자체를 혁신하는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크 키틀로스 비브랩스 CEO<사진 중앙>는 “AI는 상호소통이 가능한 UI다. 지금은 배우고 가르치는 단계다. PC와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우리는 변화의 기점에 서 있다. 수많은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고 수많은 기기가 연결될 수 있다. 때문에 클라우드 기술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항상 언제 어느 순간에도 ‘너를 위해(For You)’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는 UI라는 것”이라고 변화는 이미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비브랩스를 독립법인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브랩스 경영진에게 “기존에 인수한 루프페이와 스마트싱스를 통해 시너지를 낸 것처럼 비브 랩스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 큰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비브랩스의 솔루션을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과 통합해 IoT 시대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