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캐파 증가와 가격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패널 업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LCD 제조사가 낮은 수익 마진과 시장 성장세 둔화로 공급량 축소가 예상되는 첫 제품 라인은 IT 디스플레이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대열에 먼저 합류했는데, 작년에 이미 5세대 공장 중 일부를 중국의 터치/모듈 제조사에 매각했다. 앞으로 공장 구조조정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IT 패널 제조 공장이 많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IHS마킷의 제이슨 수 수석연구원은 “HP와 레노버 같은 브랜드는 노트북 패널 공급과잉을 전망하고 재고를 굉장히 낮게 운영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러한 변화로 인해 일부 브랜드는 2016년 3분기 패널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노트북용 패널 3000만대를 출하했다. 최근 공장 구조조정 계획을 고려했을 때 올해 노트북용 패널 출하량은 1200만대로 하락 후에 2017년 또 다시 400만대로 대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삼성의 올해 노트북용 패널 공급량이 전년 대비 약 1800만대로 줄어든다. 일부 세트 브랜드의 경우 생산 수요에 맞춰 다른 공급사를 찾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2016년 1분기 공급망 믹스를 살펴보면 여러 기업 중 HP가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HP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받는 물량이 1분기 110만대에서 2분기 35만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HP의 경우 생산 수요에 맞춰 패널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이노룩스 등 다른 패널 제조사로 공급처를 다변화했다.
BOE도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량 축소로 인해 수혜를 입고 있다. BOE의 패널 출하량은 1분기 490만대에서 2분기 720만대로 뛰었고 2017년에는 노트북 사업을 3600만대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2009년에 처음 노트북용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한 BOE는 현재 IT 패널 부문의 강자가 됐다. 게다가 BOE는 전 세계 가장 큰 규모의 노트북 생산 지역인 중국 충칭에 8세대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적 장점에 힘입어 내년 충칭 공장의 노트북용 패널 출하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노트북용 패널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이들의 생산 공장 구조조정, 특히 옥사이드 캐파의 재조정으로 인해 애플은 패널 물량 부족과 낮은 수율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맥북 프로 모델에 필요한 패널의 원활한 공급과 삼성디스플레이 사업 변화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패널 공급사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트북 모델 중 애플의 대표 모델격인 맥북 에어의 경우 중국 패널 업체를 고려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애플은 최초로 중국산 LCD 패널을 채용하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축소하면서 광시야각 디스플레이의 공급 또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광시야각 패널을 제공하는 주요 공급사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이 LG디스플레이 다음으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광시야각 패널을 확보하기 위해 세트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를 대체할 공급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AUO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최근 노트북 브랜드에서 주문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OE, AUO, 이노룩스 등 중국, 대만 업체도 늘어나는 패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광시야각 패널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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