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카카오(대표 임지훈)가 야심차게 출시한 모바일게임 ‘O.N.E(원) for Kakao’가 구글플레이 검색에서 보이지 않는 문제가 불거졌다. 논란이 되자 이제 일부 키워드에 대해선 검색이 되는 상황이다.
또 카카오는 O.N.E(원)을 띄우기 위해 키워드 광고를 진행했으나 통보 없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은 광고가 정상 노출되고 있다. 카카오가 구글코리아에 이유를 물었으나 “앱은 정상적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와 관련, 구글코리아에 문의한 미디어 대상으로 배포 중인 공식 답변도 원론적인 입장만을 담고 있다. ‘구글플레이 도움말과 가이드라인을 확인하라’는 게 골자다.
업계 일각에선 구글코리아가 한국을 주요 앱 시장으로 추켜세우면서 정작 문제가 발생하면 글로벌 정책을 내세워 발뺌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업계 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 ‘구글 갑질’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질지 주목된다.
◆검색 안 됐는데…논란되니 검색이 되네=‘O.N.E(원) for Kakao’는 카카오가 직접 퍼블리싱하는 첫 작품이다. 첫 작품의 성공이 중요하기에 카카오가 상당한 공을 들였다.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 O.N.E(원)을 적극 노출해왔고 이에 사전예약자 규모가 110만을 돌파하는 등 초반 열풍이 예고되는 듯 했다.
그러나 구글플레이가 O.N.E(원)의 발목을 잡았다. 검색창에 O.N.E(원)을 넣어도 엉뚱한 앱만 노출되는 까닭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구글플레이에 ‘비타500’을 검색하면 O.N.E(원)이 검색된다. 이벤트 내용에 포함된 문구로도 검색이 가능한데 제목을 넣어도 검색 노출이 안 되는 상황이다. 카카오도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O.N.E 또는 원을 각각 따로 검색하지 않는 이상, O.N.E(원)을 넣으면 게임이 검색 결과에 정상 노출되고 있다.
◆의도적 필터링인가? 업계 의혹 제기=업계에선 검색이 안 되다 같은 키워드로 갑자기 검색에 노출되는 현상을 확인하자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일부러 필터링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물론 근거 없는 얘기다. 그러나 카카오에선 검색 노출이 안 되는 문제만 아니라 키워드 광고가 통보 없이 갑자기 취소됐다가 정상 노출되자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 총괄 부사장(CGO)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임을 출시할 때 ‘원’과 같은 보통 명사로 출시를 하면 스토어 검색 순위에서 하단에 위치되는 것을 보완하고자 광고를 게재한다”며 “하지만 ‘원’은 광고가 노출됐다가 강제로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구글은 개발자들이 앱의 검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일반적인 용어를 피하고, 고유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앱 제목을 선택하기를 권고하고 있다”며 “이것이 구글플레이가 사용자들에게 가장 관련있는 앱을 최대한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더 자세한 도움말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광고와 관련해선 “구글은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광고의 콘텐츠 및 문구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구글 네트워크에 게재되는 광고는 전문적이고 명확해야 하며, 사용자를 관련성 있고 유용하면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유도해야 한다. (보다 자세한 가이드라인은 이곳에서 볼 수 있다)”고 카카오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피처드로 갑질하더니…”=이 같은 소식이 업계에 전해지자 일각에선 평소 구글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또 다시 갑질이 시작된 거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 마케팅 담당자들 사이에선 “카카오 제휴 게임의 경우 구글 피처드를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같은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 구글이 카카오를 견제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백, 수천종 또는 그 이상의 게임이 구글 피처드에 선정됐으나 카카오 게임이 피처드에 선정된 것은 한손에 꼽을 정도로 대단히 드물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구글 피처드는 업계 내에서 최고의 마케팅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이 주목한 게임에 선정이 되면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지역에서도 피처드가 진행된다. 별도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기에 중소 업체 입장에선 속된 말로 구글 피처드에 목숨을 건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내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 업체들이 구글플레이 담당에게 연락하면 잘 연결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구글코리아 “개별 앱에 대해선 코멘트 안 한다”=구글코리아는 O.N.E(원) 게임과 관련한 논란을 전달하자 “개별 앱에 대해선 코멘트를 안 한다는 게 방침”이라고 답했다. 앞서 언급한 구글코리아 공식 답변에 대해서도 “최종 답변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 이상 응대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구글코리아는 중소 게임사 지원이나 인디 게임 발굴과 관련해 연이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업계에선 긍정적인 행보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철저히 구글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소 게임사를 위한다곤 하지만 몇몇 우수 게임들만 지원하면서 선전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에도 구글이 국내 인디 게임이나 중소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업계, O.N.E(원) 사태에 “안타깝다” 반응=업계에선 카카오 O.N.E(원) 사태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바일게임의 성공 여부가 출시 이후 주말을 포함한 5일 사이에 판가름이 나는데 이 기간에 게임명이 검색에 노출이 안 되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대단히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 게임사에서도 신작 출시가 뜸한 상황이다. 확신도 없이 게임을 내놨다가 마케팅 비용만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가 O.N.E(원)을 내놨다. 성공에 대한 내부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 측은 “이용자가 게임명을 인지하고도 막상 구글플레이에서 해당 키워드로 검색 시 결과에 정상적으로 노출되지 않아 다운로드를 받을 수 없어 초기 유저 유입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은 또 “구글코리아가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어 초기 흥행에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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