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알뜰폰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포화된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와 달리 저렴한 요금제를 바탕으로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점유율 10%를 돌파하며 이동통신 시장의 한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학생, 외국인, 어르신 등 저가 요금제에 대한 수요는 상당했고, 젊은 층에서도 유심(USIM) 요금제 등을 선택하는 등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5%까지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뜰폰 시장의 양적 성장의 직접적 요인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꼽는다. 음성 중심의 선·후불 요금제 시장에서 이통3사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학생이나 외국인, 노인층 등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었다. 세컨드폰 개념을 확대에도 공헌했다.
하지만 알뜰폰은 단순히 3G 음성요금제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LTE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을 시작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가장 큰 공로가 있는 사업자는 바로 CJ헬로비전이다. CJ헬로비전은 수년간 1000억원이 넘는 적자에도 불구, 공격적 투자로 알뜰폰 1위로 올라섰고, 전체 알뜰폰 업체들이 LTE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도 마련했다. 유심요금제, 데이터중심요금제 경쟁 등을 촉발시킨 사업자가 바로 CJ헬로비전이다.
알뜰폰의 양적성장을 정부의 지원과 수많은 중소 알뜰폰 업체가 이끌었다면 질적성장을 이끈 곳은 CJ헬로비전인 것이다.
문제는 시장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의 위치와 역할이 애매해졌다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적자에도 불구,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며 이제야 성과를 낼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논의로 과거와 같은 역할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물론, 아직 인수합병 인가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CJ헬로비전의 알뜰폰 헬로모바일의 미래도 점치기는 어렵다. SK 진영으로 가거나 별도로 매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인수합병이 무산되고 CJ가 과거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CJ그룹의 다양한 서비스와 시너지를 냈던 CJ표 알뜰폰은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다.
미래부도 헬로모바일의 부재에 대해 고민이 많다.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사실상 불발로 돌아간 상황에서 이동통신 3사와 질적 경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CJ헬로비전과 같은 대형 알뜰폰 사업자 뿐이기 때문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CJ헬로비전과 같은 사업자가 몇 곳만 더 있다면 알뜰폰 시장도 양적질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키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정부가 인위적으로 어느 기업을 지목할 수도 없고, 이 시장에 뛰어드는 대기업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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