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2분기 TV 세트 업체의 재고 관리가 곁들여질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대만지진과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정 변화에 따른 출하량 조정 등도 영향을 끼쳤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4월초 TV용 LCD 패널 평균가격은 136.2달러를 나타내 3월말과 비교해 0.6% 하락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하락폭으로 소수점 이하로 수치가 내려간 것은 LCD 패널 가격이 본격적으로 낮아지기 시작한 2015년 4월 이후 처음이다.
40인치대 초반 LCD 패널 가격은 85~93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올해 1월부터는 가격 변동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TV 화면크기의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해는 글로벌 TV 시장의 평균 화면크기가 40인치대로 접어드는 시기다. 바꿔 말하면 TV 세트 업체 입장에서는 최대한 재고를 확보해야 적절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는 뜻.
물론 중장기적으로 LCD 패널의 생산량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황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작년에 비해 재고량 조절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작년 LCD 패널 출하량은 2억7200만개, LCD TV 출하량은 2억2400만개로 4800만대의 재고가 발생했다. 패널 업체는 재고를 긴밀하게 관리했고 실질적인 재고량은 2013년 200만개, 2014년 100만개에서 2015년 800만개로 늘었으나 올해는 300만개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2월에 발생한 대만 지진으로 인해 이노룩스 등이 6세대 일부 라인에 피해를 입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공정 변화에 따른 출하량 조정, 브라질 올림픽 등의 변수가 있어 당분간 40인치대 LCD 패널의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50인치대 이상 LCD 패널은 계속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대형 패널에 유리한 중국 업계가 공장 가동률을 낮출 계획이 없고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2017년 이후 세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겹쳐지면서 LCD 패널의 공급과잉은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TV 세트와 같은 전방산업 측면에서도 보수적인 전망이 많다. 그럼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국 TV 업계가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지역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는데다가 삼성전자, 소니, 도시바 공장을 인수한 스카이워스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어서다.
한편에서는 UHD TV는 패널 가격의 급속한 하락으로 인해 TV 세트 업체의 판가하락이 불가피하므로 LCD 패널과 TV 세트 업계 사이의 수익성 확보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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