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막판으로 치닫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소송이 새국면을 맞았다. 배상금까지 지불한 삼성전자-애플 1차 소송(C 11-1849)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개입했다. 삼성전자의 애플 디자인 특허에 대한 문제제기를 들여다보기로 결정했다. 미국 대법원이 디자인 특허 소송을 다루는 것은 약 120년만이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미국 대법원은 삼성전자 애플 1차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낸 상고허가 신청을 승인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12월 미국 대법원이 디자인 특허 범위와 디자인 특허 침해 손해배상액 산정 방법을 검토해야한다고 신청한 바 있다.
1차 소송은 지난 2011년 4월 애플의 제소로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애플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5억4817만6477달러(약 6380억원)을 지급해야한다고 결론이 났다. 삼성전자는 대법원 상고 진행 중인 2015년 12월 일단 애플에 배상금을 지불했다. 미국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 금액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재검토 대상이 되는 금액은 3억99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4640억원이다.
미국 대법원이 디자인 관련 상고를 인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디자인 특허 관련 미국 대법원의 마지막 심리는 지난 1890년대 카펫 관련 소송이었다. 미국 대법원은 연 7000여건 상고 허가 신청을 접수해 이 중 대부분을 기각한다. 허가 건수는 1%가 채 안 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액수 조정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인용만으로도 삼성전자가 ‘명분’을 획득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20년만에 대법원이 이를 다루게 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터치스크린이 주된 입력도구여서 외관상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제품이다. 이런 이유로 기존 판결은 애플의 본사가 미국이었기 때문에 나온 결론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2014년 8월 미국 외 소송을 철회키로 합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1차 소송과 2차 소송(C 12-0630)뿐이다. 2차 소송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 상용특허를 침해했다고 제기한 것으로 1심은 쌍방특허침해로 판결이 났지만 2심에서 삼성전자가 승소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애플은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해 5만8400달러(약 2억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도록 결론이 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