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은 과연 연내에 공식 출범할 수 있을까’.
최근 K뱅크, 카카오뱅크 모두 IT인프라 구축 사업자 선정 등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 금융 IT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연내 IT인프라 구축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여전히 높게 나오고 있다.
올 연말전까지 즉, 8~9개월내에 계정및 정보계, 대외계 시스템 등 핵심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어 테스트를 안정적으로 끝낸다는 게 아직 기존의 상식으로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인터넷전문은해이 중금리 대출 등 업무를 최대한 단순화시킨다 하더라도 기존 일반 은행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인프라 구성을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최근 RFP(제안요청서)를 관련 IT업체들에게 공개하고 사업자 선정 일정에 사실상 착수했다. 카카오뱅크는 내달 7일까지 제안접수를 마감하면 늦어도 4월전에는 공식계약 및 시스템 구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뱅크는 IT인프라 구축을 위한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컨소시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IT업체들간 역할이 정해졌고, 복수의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카카오뱅크 보다 IT인프라 구축의 사전 진척도는 K뱅크측이 오히려 다소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계정계(Core Banking)프레임워크는 뱅크웨어글로벌, 정보계시스템 KT DS, 시스템 통합(SI)은 우리FIS, 통합단말 부문은 이니텍 등이다.
관련 업계의 소식통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현재 K뱅크, 카카오뱅크 양측 모두 연내 IT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시나리오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상적인 가동에 반드시 필요한 전산시스템 구축 범위와 관련이 깊다. 즉, 시스템 구축 범위와 개발 인원 투입및 기간 등의 우선 순위를 미리 정해놓고 시스템 가동 시점을 최대한 빨리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핵심이다.
따라서 전체 IT인프라 구축 계획을 수립했더라도, 계정계를 포함한 핵심 부문을 제외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운영에 당장 필요하지 않는 개발 일정들은 후속 개발과제로 분류돼 내년으로 이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로선 이처럼 핵심 계정계시스템을 먼저 개발한 뒤 급하지 않은 일부 정보계시스템은 후속 과제로 분리시키는 '하이브리드' 개발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양측은 “시간이 촉박하기는하지만 연내 구축 완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데, 이는 선택할 수 있는 복수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4분기중으로 IT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잡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11월 정도가 현실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영업을 위한 전산시스템이 연내에 성공적으로 완성되더라도 그 시점부터 원활한 영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출범은 하지만 본격적인 영업은 2017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대출’과 같은 빅데이터 기반의 영업을 할려면 축적된 데이터 뿐만 아니라 프로세스가 완성돼야하는데 이 부문에서 최소한의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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