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IT 시스템 구축 사업을 본격화한다.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오는 11월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8개월간 시스템을 구축하는 강행군이 예상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카카오뱅크 출범을 위한 임시법인인 ‘한국카카오’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업체들에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SK주식회사 C&C, LG CNS 등 IT 서비스업체들은 16일 오후 RFP를 받고 세부적인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RFP 제출 마감 기한은 3월 7일까지다.
이번 RFP에 따르면 이번 카카오뱅크의 시스템 구축 전략은 기존 시중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대동소이한 구성인 것으로 파악된다. ▲멀티채널아키텍처(MCI) ▲계정계 ▲정보계 ▲보안 ▲KIFRS(국제회계기준) ▲FATCA ▲바젤 ▲신용카드 ▲BI 포탈 등 시중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동일한 요건이 정의됐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상품, 수신, 여신 등의 은행 기본 업무에 연결·확장·나눔을 반영해 은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최적의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고자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성을 고려해 금융 소비자의 사용 편의성을 증대하고, 혁신적 금융서비스의 원활한 지원을 위한 안정적이고 확장성이 뛰어난 IT 기반 구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추진목표로는 ▲시중은행 수준의 안정적 시스템 구현 ▲사용자 편의성 확보 ▲혁신적 사업모델 지원을 위한 IT 확장성 보장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 기여 ▲인프라 가용성 확보 및 보안성 강화 등을 내세웠다.
카카오뱅크는 IT시스템을 일반 시중은행 수준으로 구축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은행 고유업무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가용성 시스템 및 솔루션 도입과 고객 데이터 보호를 위한 보안 및 재난방지체계 구축,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지능형 이상거래탐지(FDS) 구현을 내세웠다.
또, 모바일 기반의 금융서비스 연동 강화를 통한 편리한 사용자 채널 시스템 구축과 확장성, 유연성을 고려한 개방형 아키텍처 도입, 데이터 수집/분석 시스템 구축 및 스케일 아웃(Scale out)이 가능한 시스템 아키텍처 구현을 추진한다.
인프라 구축 부분에서 운영체제(OS)인 리눅스에 최적화된 서버를 제안할 것을 명시한 점도 주목된다. 은행권 계정계 주전산시스템에 운영체제를 리눅스로 도입한 사례는 국내에 전무하기 때문이다.
다만 운영체제를 리눅스로 언급하고 구체적인 하드웨어 사양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닉스, X86서버, 메인프레임 등 주전산시스템 선택의 공은 제안업체의 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기업대기업(B2B) 오픈 플랫폼 구축을 통한 핀테크 영역 기술 선도 및 핵심역량 집중하는 한편 차별화 된 고객 분석 및 인증기술 역량 확보도 RFP에 포함됐다.
이밖에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인 대용량 처리 및 확장에 최적화 된 인프라 구현과 고객 데이터 보호 및 이상거래 탐지 역량 확보에도 초점을 맞췄다.
추진일정으로는 8개월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3월 중으로 전행 PMO선정과 IT PI/PMO 선정을 마무리하고 시스템 구축에 착수할 계획이다, 11월까지 구축 및 테스트를 완료하고 11월 중으로 본인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번 카카오뱅크의 시스템 구축 RFP를 접한 IT업계 관계자들은 시스템 구축에 있어 구축 사업자의 제안이 상당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시중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수준의 업무 요건이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서버 용량 및 인프라 구현을 위한 요건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RFP에 출범 후 예상 고객수를 언급하며 전체적인 시스템 용량 산정 등을 업체의 손에 쥐어준 느낌”이라며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은만큼 제안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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