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삼성전자의 TV 업그레이드 솔루션 ‘에볼루션키트(Evolution Kit)’가 내년부터는 모습을 감춘다. 짧아진 TV교체주기, 비싼 가격으로 인한 수요 부족, 초고화질(UHD) 방송규격의 확정 등으로 인해 업그레이드 도구가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7월에 출시된 에볼루션키트를 마지막으로 신제품 출시 계획이 없다. 지난 2013년 첫 출시 이후 3년만에 사실상 사업 철수다.
에볼루션키트는 구형TV에 설치해 사용하는 일종의 셋톱박스다. TV의 두뇌에 해당하는 기기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과 같은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 성능을 최신 스마트TV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당초 삼성전자가 에볼루션키트를 출시한 이유는 프리미엄TV 수요 창출을 위한 것이었다. 최근 몇 년간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되면서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는 수요가 정체돼 있다. 새제품을 구입해도 1~2년만 지나면 구형TV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7, 8, 9시리즈 등 중고가 TV제품 실적을 꾸준히 가져가기 위해 업그레이드 도구인 ‘에볼루션키트’를 내놓았다.
에볼루션키트는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우선 가격이 너무 비쌌다. TV가격의 3분의 1 혹은 2분의 1에 달하는 판매가격은 선듯 지갑을 열기 어려웠다. 무료증정, 할인 이벤트 등으로 출하량이 조금씩 늘었으나 한계가 있었다. 또 구입한 당해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결정적으로 초고화질(UHD), HDR과 같은 기술 표준이 정해지고 성능도 상향평준화되면서 굳이 TV를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미 삼성전자 TV는 타이젠OS가 탑재돼 있어 하드웨어가 지원되는 한 꾸준히 OS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다. 또 짧아진 TV 교체주기도 에볼루션키트의 존재감이 약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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