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은행권의 ‘스마트금융 고도화’ 열기가 뜨겁다. 금융실명제 우회하는 비대면 본인확인이 허용되면서 비대면채널 시대가 열렸고, 새로운 고객 접점을 장악하기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불꽃을 뿜고있다.
예전에는 그저 은행 IT기획 담당자들 입에서만 맴돌았던 생체인식을 활용한 본인인증 확인 프로세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뚝딱 만들어지고있다.
이런 혼전의 그라운드에서, 좀 독특한 플레이어가 눈에 띤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다.
IBK기업은행은 시중은행들과 한치 양보없는 스마트금융 서비스 고도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도 기업은행은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 태블릿 브랜치, 포터블 브랜치(Portable Branch), 그리고 최근 선보인 모바일뱅크 등에서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 5년여동안 국내 은행권에서 나왔던 거의 모든 스마트금융 모델을 채택한 거의 유일한 은행이다.
최근 홍채 생체인식시스템 ATM을 선보였으며, 22일에는 스마트폰 기반의 '헬로 iOEN뱅크 앱'서비스를 선보였다. ‘헬로 iOEN뱅크 앱’은 타은행계좌확인, 신분증 스캔 전송, SMS 본인확인 등의 안정적인 비대면채널 본인확인 방식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신규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모바일은행 서비스다.
참고로, 스마트금융과는 다른 얘기지만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2500억원을 투입한 '포스트(POST)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쳐 은행권에서 가장 진화된 형태의 개방형 레거시 환경을 갖췄다. 비즈니스 허브(Business Hub)를 중심으로 설계된 마케팅시스템 체계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내는 현재 금융권의 니즈를 가장 빨리 구현시킨 것이다.
“기업은행은 땅짚고 헤엄치기식 생존이 가능한 은행 아닌가”
한편으론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민간 은행들처럼 너무 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당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은행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기업은행에 대해 최소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구나 현 정부 들어서면서 기업은행은 기존의 민영화 기조가 아닌 국책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어 울타리가 더 강해진 느낌이다.
그럼에도 기업은행의 스마트금융 행보는 오히려 더 적극적이기때문에 의아하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기업은행측은 점포의 열세를 극복하고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써 ‘스마트금융’을 꼽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올해 9월말 현재 기준으로 전국에 589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880~930개 정도의 점포수를 가진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점포수에서 200~300여개가 부족하다.
그동안 IT측면에서도 민영화를 대비해 왔던 기업은행은 스마트금융을 통해 점포 열세를 극복할 방법을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모색해 왔고, 스마트금융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비록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했지만, 여행용가방처럼 생긴 트렁크에 은행 업무가 가능한 장비를 싣고 오지 또는 격지를 찾아다니는 포터블 브랜치는 그런 고민의 결과였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겠지만 기업은행은 대형 시중은행과 여전히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한다. 비록 민영화 드라이브는 정책기조의 변화로 완화됐지만 기업은행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에 대한 공감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기업은행 스마트금융부 김성한 팀장은 “중소기업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마트금융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민영화 준비과정에서 몸에 밴 긴장감이 여전하기때문인지 아니면 텃밭이라고 생각했던 중소기업 시장에서 시중 은행들과 경쟁이 이제는 만만치 않다고 느꼈기때문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권선주 행장을 비롯한 전임직원이 쏟아붇는 적극적인 스마트금융 전략은 비대면채널 시대의 생존전략과 혁신의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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