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연쇄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SK진영의 미디어, 유선사업 경쟁력 강화, 무선지배력 유지 차원을 넘어 방송통신 전체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 진영의 유선 경쟁력이 KT에 필적할 수준으로 한번에 향상되면서 바야흐로 통신방송 시장의 양강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서 통신시장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와 케이블TV 진영의 상위 사업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최근 방송통신 시장은 결합상품 경쟁이 대세다. 그동안 SK텔레콤 경쟁사들은 SK 이동통신 지배력이 유선으로 전이되는 것을 우려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단순히 정부의 인가조건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통신과 케이블분야에 남은 사업자들은 생존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미 매물로 나온 케이블업계 3위인 씨앤앰 인수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가격이 걸림돌이다. 현재 2조원 이상에 형성된 가격은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상당부분 거품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 조단위의 인수금액이 들어갈 수 있다. 지분을 확보해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자산, 부채, 가입자 등을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LG그룹의 전체적인 ICT 사업의 상황, 그리고 통신방송 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대규모 투자처로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케이블TV 2위인 티브로드(태광그룹)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씨앤앰 인수를 통해 덩치를 더 키울 수는 있다. 자금력도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덩치를 키운다고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정적으로 모바일이 없다. 알뜰폰을 하고는 있지만 결합상품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티브로드 역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LG유플러스와 케이블TV 진영간의 대연합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와 SK와의 결합상품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야 한다는 실리적 접근 방식이다. 즉,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상품과 케이블TV의 방송상품간의 결합이다. 또한 케이블TV가 탄탄한 유선망을 바탕으로 와이파이 투자를 적극 추진해 이를 LG유플러스와 묶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남은 주요 사업자들이 빠른 시간내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시장이 KT, SK 양강 체제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부담이 큰 재무적 거래가 아니더라도 동맹으로 시장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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