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료방송사들의 모바일 방송 플랫폼에서 지상파 방송 이탈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달 6일부터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에서도 실시간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된다. 최근 법원이 지상파 방송사가 제기한 지상파 재송신 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미 방송이 중단된 모바일 IPTV까지 포함하면 유료방송사들의 모바일 방송 플랫폼에서 지상파 방송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용자 측면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불편은 없다는 것이 유료방송 업계의 반응이다. IPTV 업체 관계자는 “방송 중단 이전 상당히 우려했지만 시청자의 반발은 크지 않다”며 “상당한 항의가 예상됐지만 이용자들이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CJ헬로비전의 경우 IPTV 사업자와 입장이 다소 다르다. 모바일 IPTV의 경우 유료가입자라 하더라도 이동통신 요금제 가입에 따른 사실상 무료 가입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티빙’은 실제 돈을 내는 시청자가 적지 않다. 700만 가입자 중 10% 정도가 실시간 방송이나 주문형비디오(VOD)에 돈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가입자는 지상파 방송이 중단될 경우 서비스 해지 가능성이 높다. 다만, ‘티빙’에서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지 못한다고 가입자들이 경쟁사인 모바일IPTV로 옮겨갈 가능성은 없다. 어차피 모바일IPTV에서도 지상파 방송은 시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료방송 모바일방송에서의 지상파 방송 중단은 지상파 방송사 N스크린 플랫폼인 푹(POOQ)의 독자적 위상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TV수상기를 제외한 스크린에서 지상파 방송을 보는 유일한 방법은 지상파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N스크린에서 지상파 콘텐츠와 케이블 등 프로그램채널사용사업자(PP)들의 콘텐츠의 분리로 이용자의 불편은 물론, 전체 방송산업 측면에서도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더 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우 국경 없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안방에서 의미없는 플랫폼 경쟁으로 시대흐름에 뒤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티빙에서 지상파 방송이 중단되면 앞으로 유료방송만의 모바일 방송, 지상파 뿐인 모바일 방송으로 구분될 것”이라며 “플랫폼간 차별성을 갖고 경쟁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OTT의 경우 산업 자체가 글로벌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는데 국내만의 채널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유료방송사들도 자신들의 콘텐츠를 지상파 플랫폼에 태울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OTT 시장에서는 나 혼자 주도권을 잡겠다는 생각보다는 많은 콘텐츠 사업자와 협력하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J헬로비전은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콘텐츠를 제외한 영화, 케이블방송에 대한 혜택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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