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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우려되는 공공IT시장의 황폐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최근 대형 IT서비스업체에서 중견IT서비스업체로 이동하는 인력이 부쩍 증가했다. 특히 공공분야에서의 인력이동이 눈에 띤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기업들의 공공SW사업 진입이 제한되면서 많은 공공인력들이 재배치되거나 회사를 떠나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 갔다.

이들은 공공SW 시장 진입에 제한이 없는 중견 IT서비스업체에서 새롭게 조직을 세팅하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새롭게 공공 IT시장의 강자로 부상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어쨌든 이러한 인력의 순환은 시장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중견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IT서비스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달갑지 않다’는 말을 전했다.

대기업에서 공공 등 관련 영업을 진행하던 사람들을 영입해 공공시장 개척을 노렸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영업측면에서 기대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는 사업이 많았다는 것이다. 영입한 인력들이 대기업에서 하던 행태 그대로 영업을 했기때문이라는 것. 구체적으로 수익은 뒷전이고 매출에만 신경을 쓰는 영업을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비슷한 얘기를 했다. “처음에는 원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수익을 따져보니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지금 IT서비스 대기업들은 사업 수주 시 수익성 여부를 철저하게 따진다. 해당 사업팀에서 며칠씩 고생해 제안서를 만들고 어렵게 사업을 따내도 재무부서에서 사업을 검토해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하는 구조다.

하지만 시장에 인력이 대거 쏟아지면서 일부에선 매출만을 고려해 사업에 참여하려는 ‘타성’이 다시금 도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성급히 사업을 확장하려 했던 중견IT서비스업체들의 잘못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일이 단순히 대형IT서비스업체 출신의 인력이 시장에 풀리면서 일어났다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공 사업에 대해 중견IT서비스 업체들도 이제 옥석을 가려야 할 때가 왔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장의 문제는 공공 SW사업의 발주가 현실적이지 못한다는데 기인한다. ‘정책의 실패’다. 발주대가가 적정하고, 프로젝트 관리만 잘한다면 IT서비스 업체가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손해를 볼 일은 없다.

결국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실을 깨지 않는한 공공 SW 사업을 둘러싼 문제는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여전히 국내 IT서비스업계에선 구조조정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쌀쌀해진 날씨만큼 스산한 소식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자의든 타의든 시장에 나온 인력을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모셔갈 IT서비스업체는 없을 것 같다는 점이 이들의 앞날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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