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전화로 하기는 무엇인가 부족하고 만나서 하기는 번거롭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있다. 회의 한 번 하려면 모두 한 자리에 모여야 한다. 언제 어디에서나 필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인데 회의는 왜 그대로일까.
대안은 영상회의다. 하지만 영상회의도 관련 솔루션을 갖춘 방이 있어야 한다. 다 돈이다. 본사와 지사 등을 거미줄처럼 촘촘히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중소기업은 그림의 떡이다. 50명 규모의 회사가 기본적 시스템만 갖추려 해도 400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
그나마 있는 영상회의 솔루션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한 자리에 다 있어야한다면 결국 거기서 거기다. 더구나 회사 외부와 영상회의를 하려면 그쪽에서도 이런 설비를 갖춰야 한다. 갖췄다고 하더라도 연동은 보안 등의 문제로 제약이 따른다.
지난 6월 문을 연 리니어허브는 이런 비효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서 기회를 찾았다.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대부분 회사 내부 시스템(인트라넷)에서 활용을 하게 됩니다. 라운디는 이런 제약이 없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와도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김성혁 대표<사진>는 해법을 빌려 쓰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Software as a Service)와 클라우드 그리고 차세대 웹언어(HTML5)에서 찾았다. 리니어허브의 라운디(ROUNDEE)는 PC와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만 있으면 내가 있는 곳 어디나 회의실이 되는 솔루션이다. 10월 중순부터 라운디 홈페이지(www.roundee.com)를 통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상용화 시점은 내년 초로 잡고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은 김 대표만 한 것은 아니다. 유사한 서비스를 최근 LG유플러스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내놓은 바 있다. LG유플러스의 인터넷전화와 MS의 통합커뮤니케이션(UC) ‘스카이프 포 비즈니스(Skype for business)’를 결합한 형태다.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기반이다.
“공간의 제약이 없고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은 같지만 라운디는 아이디(ID)가 없어도 이메일만 있으면 회의 상대를 초대할 수 있습니다. 또 아마존 클라우드 기반이기 때문에 전 세계의 인접 서버를 선택하면 보다 원활한 접속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운영체제(OS) 제약도 없고요. 보다 편하고 보다 간편하다는 것이 라운디의 강점입니다.”
김 대표는 커뮤니케이션 분야와 벤처기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현재의 인터넷전화(VoIP) 등 다양한 인터넷 기반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대한 원형을 보여줬던 새롬기술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지난 2012년 코스닥에 입성한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의 창업멤버다. 무엇이 되는 아이디어인지 회사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감각을 갖춘 셈이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KT는 그의 감각이 사업으로 빛을 볼 수 있게 해준 도우미다.
“열정이나 제품만으로 창업이 성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2003년과 지금은 창업에 관한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저런 것을 잘 활용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지요. 우리 같은 경우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하면서 KT와 사업에 대한 논의도 하고 마케팅에 대한 도움도 받는 등 빠르게 궤도에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라운디의 타깃은 기업이다. 협업도 좋지만 보안이 우선이다. 스타트업인데 보안은 괜찮을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회의 때 공유하는 문서에는 자동으로 워터마크를 삽입하거나 스마트기기를 분실했을 때를 대비해 원격삭제를 지원하는 등 당연히 현존하는 보안기술을 모두 적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용인데 보안은 기본이지요.”
김 대표와 리니어허브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김 대표의 말대로 창업이 곧 성공은 아니다. 서비스는 대기업과 해외 유수의 기업과 겨뤄도 뒤지지 않는다. 관건은 판로 개척과 마케팅이다. ‘영상회의 솔루션은 라운디가 최고’라고 불리는 그 때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