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P2P(Peer-to-Peer·개인 대 개인)대출 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구애가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핀테크 시장이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방아쇠가 당겨졌다면 지금은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P2P 대출’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도 P2P 대출 업체가 참여할 정도로 디지털 금융 혁신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정도다.
지난 7월 P2P대출 플랫폼 ‘어니스트펀드’를 운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비모(대표 김주수)는 신한은행(행장 조용병)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주목받았다.
비모는 신한은행과의 제휴 이후 ,8월에는 옐로금융그룹과 세틀뱅크,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등으로부터 총 2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은행권과 벤처캐피탈 업계로부터 P2P 대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모 김주수 대표(사진)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델과 심리분석 신용평가시스템 역량 강화 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비모는 신한금융그룹이 운영하는 ‘엑셀레이터 육성과정 1기’에서 선발된 기업으로 현재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35명에 대한 대출을 진행한 바 있다.
비모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대출자에 대한 리스크를 평가하는 신용평가시스템이다. P2P 대출의 특성 상 원금 손실의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정확한 리스크 평가는 P2P업체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분야다.
김 대표는 “전, 현직 신용평가 관계자와 여신심사 전문가들을 모아 전문가 모형을 만들어 스코어카드를 만들었다”며 “신용평가기업인 KCB와 나이스평가정보와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모는 10여개의 항목을 통해 대출 신청자에 대한 리스크를 평가한다. 김 대표는 “현금흐름에 기반한 평가기법을 적용했다. 세후 월소득에서 타사 상환비 등을 제외하고 남는 금액이 얼마인지를 분석하고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연령대별 생활비 추정치 정보 등을 적용, 가치소득을 산정해 총한도를 산출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도출된 정보는 신용평가기업의 신용평가 등급과 합산해 자체 등급을 매기게 된다. 이를 통해 평균 대손율을 1%로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현재까지 대손이 나오진 않았다.
물론 이 같은 P2P 대출업체의 리스크 관리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P2P 대출이 금융사각지대에 놓인 기업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하지 않고 신용도가 높은 기업 및 개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은행 대출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주수 대표는 “미국의 렌딩클럽(Lending club)과 같은 곳은 기관자금이 많이 들어가 한군데서 대손이 나도 손해를 메꿀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P2P 대출 초창기다 보니 대출 물량이 많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손이 발생하면 전체 대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처럼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면 금융당국도 P2P 대출에 고삐를 죌 수 밖에 없다. 시장에 P2P 대출을 안착시키기 위해선 우선 안정적으로 가는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초기에는 타이트하게 리스크 관리를 하겠지만 시장이 커져 리스크가 분산되면 대출의 문을 더 개방하고 금리도 25%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모는 22억원의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을지로 신한퓨쳐스랩 사무실에서 강남 테헤란로로 사무실을 옮길 계획이다. 테헤란로가 벤처 캐피탈 업체들이 집중된 만큼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이와 별개로 신한금융그룹과의 협력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타 은행과도 협업을 논의했지만 그들은 신한은행의 속도에는 따라가지 못했다”며 “아이디어와 실행단계가 맞아떨어지고 12주의 엑셀레이터 과정에서 우리가 서로 파트너라는 신뢰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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