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고가폰 일색이던 국내 휴대폰 시장이 변했다. 중저가폰 출시와 판매가 모두 늘었다. 중저가를 내세운 통신사 전용 스마트폰도 등장했다. 소비자는 고민이다. 당장 들어가는 돈이 차이가 없다면 출고가가 낮은 중저가폰을 사는 것이 유리할까 지원금이 많은 고가폰을 사는 것이 유리할까.
올해 들어 통신 3사가 해당 회사 전용으로 내놓은 중저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은 총 7종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A8’ ▲LG전자 ‘밴드플레이’ ▲알카텔루슨트 ‘아이돌착’ ▲TG컴퍼니 ‘루나’ 등 4종, KT는 LG전자 ‘G스타일로’ 1종, LG유플러스는 LG전자 ‘아이스크림스마트’ 및 ‘젠틀’ 등 2종이다. 통신 3사로 선보인 중저가 LTE폰은 삼성전자가 ▲갤럭시A5 ▲갤럭시A7 ▲갤럭시J5 ▲갤럭시폴더 등 4종,LG전자가 ‘볼트’ 1종 등 5종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중 50만원 이하 스마트폰 구매자는 작년 7~9월 21.5%에서 올 7월 34.8%로 13.3%포인트 증가했다. 중저가폰의 구매가 늘어난 것은 단말기유통법과 제품별 사양 차이가 별로 없어진 것 등이 원인이다.
단말기유통법은 통신사가 소비자에게 주는 지원금 상한액을 정한 대신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차별 없이 같은 금액을 주도록 했다. 요금제별로 주는 액수는 매주 공시한다. 예전처럼 고가폰을 공짜로 주는 것처럼 마케팅을 할 수 없게 됐다. 제조사가 그동안 신제품을 내놓으며 강조했던 사양은 이제 비슷해졌다. 화질은 초고화질(QHD)나 고화질(풀HD)이다. 카메라 화소수는 800만 아니면 1300만화소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버전이 높아져도 사용자환경(UI)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소비자 입장에선 PC를 구입할 때와 유사해졌다. 당대 최고 사양을 지녔던 고가폰을 살 것인가 나온지 얼마 안 된 중저가폰을 살 것인지 선택이다. 출시 15개월이 지난 제품은 지원금 상한이 없다. 소비자가 구입하는 시점의 비용은 지원금이 많은 고가폰과 출고가가 낮은 중저가폰이 비슷하다.
보다 빠른 속도를 누리고 싶다면 중저가폰보다 고가폰이 낫다. 지금은 4배 빠른 LTE 시대. 물론 이는 이론적 속도지만 실제 환경에서도 최대 속도 차이는 존재한다. 중저가폰은 대부분 3배 빠른 LTE도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원금이 많으면 위약금도 많다. 2년 동안 아무 일 없으면 다행이지만 문제가 생기면 생각지도 않았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위약금을 걱정한다면 지원금이 적은 편을 골라야 한다.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 20%를 선택해도 중저가폰이 좋다. 출고가가 낮으면 할부금이 적다.
한편 중저가폰을 살 때 출고가와 지원금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말고도 옥석을 가릴 것이 또 있다. 사후서비스(AS)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아니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AS센터는 많아졌지만 삼성전자 LG전자에 비하면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진다. 특히 지방은 더 심하다. 아울러 AS는 고장수리뿐이 아니다. OS 업그레이드를 중요시한다면 아무래도 큰 회사 제품을 사는 편이 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