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단말기유통법이 자리를 잡았다. 이동전화 번호이동만 놓고 보면 그렇다. 점유율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통신 3사는 가입자를 잃고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은 가입자가 늘었다. 전체 규모는 4개월째 50만명대를 유지했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8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는 55만9187명이다. 전월대비 2.1% 증가했다.
지난 8월부터 번호이동은 50만명대를 유지 중이다. 작년 10월 단말기유통법 시행 첫 달 30만명대를 찍었던 번호이동은 올 7월 70만명대까지 올랐다가 50만명대로 수렴되고 있다. 번호이동은 통신사끼리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분야. 그동안 시장 규모는 경쟁의 강도를 표현하는 잣대로 여겨졌다. 경쟁 수단은 불법 지원금이었다.
하지만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번호이동은 서비스와 요금의 경쟁력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분위기다. 가입자 이동이 SK텔레콤에서 KT로 KT에서 LG유플러스로 LG유플러스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가고 있어서다.
8월 SK텔레콤은 전방향으로 가입자가 빠져나가 2만174명 손실을 기록했다. KT는 SK텔레콤에서 162명을 유치했지만 LG유플러스와 알뜰폰에 내주며 1만2885명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서 3178명 KT에서 1242명을 데려왔음에도 불구 알뜰폰으로 4646명이 이탈해 226명이 줄었다. 알뜰폰은 통신 3사에서 가입자를 빨아들여 3만3285명 상승했다.
단말기유통법 정착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휴대폰 제조사다. 법 제정 이전까지 국내 휴대폰 시장을 좌우했던 것은 번호이동이었다. 통신사가 휴대폰 지원금을 미끼로 가입자 전쟁을 치렀기 때문이다. 지금은 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이 많다. 전체 시장 감소뿐 아니라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1인당 돌아가는 지원금이 내려가 고가폰 위주 판매가 어려워졌다. 제조사의 출고가 인하와 중저가 제품군 확대가 불가피하다. 판매량과 수익성 하락을 감내해야 하는 처지다. 물론 업체의 불행은 소비자에게 행복이다. 예전보다 선택권이 넓어졌다.
한편 9월 역시 번호이동은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사 징계 시행 여부에 따라 50만명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가입자 흐름 역시 알뜰폰이 이득을 보는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통신사별 득실도 점유율을 감안하면 이대로가 정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