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디지털일안반사식(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는 그 위상이 바뀔 것처럼 보였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해 카메라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미러리스 카메라는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여왔다. 출하량에서는 여전히 DSLR 카메라가 우위에 있으나 성장률 측면에서 미러리스는 DSLR을 위협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래 카메라 시장은 미러리스로 통일될 것이다’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의 높은 성장률이 모든 국가에 적용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말 발표된 GfK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과 북미에서는 여전히 DSLR 카메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인기는 우리나라, 일본, 대만 등에 한정됐다.
유럽과 북미에서 DSLR 카메라가 여전히 강세인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언론들은 ‘DSLR 카메라가 미러리스보다 더 크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카메라가 크면 조작도 편리하고 좋은 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소비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크기를 따진다는 것이 비논리적일 수 있으나 이는 소비자들이 DSLR 카메라가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더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소비자 성향에 따라 조금 크고 무거워도 더 나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DSLR 카메라를 선택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DSLR 카메라 제조사들은 작고 가벼운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수요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일안반사식(SLR)의 한계로 인해 무게·크기의 하한선은 정해져있으나 미러리스에 준할 정도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최근 50만원 안팎의 입문용 DSLR 카메라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를 보면 ‘휴대하기 편한 고성능 카메라’의 포지션을 미러리스 카메라가 계속 차지할 지도 확신할 수 없다.
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는 서로가 갖추지 못했던 점을 보완하며 경쟁하고 있다. 이는 마치 데스크톱PC와 노트북 시장과 유사하다.
데스크톱PC와 노트북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각자의 영역을 지켜나가는 것을 보면, DSLR과 미러리스도 이와 같은 궤도를 밟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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