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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OLED 디스플레이, 업계 대세 되나

* 5월 25일 발행된 오프라인 매거진 <인사이트세미콘>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삼성전자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S를 출시했을 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던 애플은 해상도를 비롯한 다양한 성능에서 AM OLED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애플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불렀다)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AM OLED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만 내놓던 애플도 최초로 출시한 자사 스마트워치 ‘애플 워치’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했다. 아이러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어찌됐건 이러한 결정은 AM OLED 시장을 확대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글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수석애널리스트 겸 대표이사 ubiyi@ubiresearch.co.kr

현재 유리 기판 기반인 휘지 않는(Rigid) AM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AUO, EDO 3개사가 있다. TV용 대형 AM OLED를 생산하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는 플렉시블 AM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만이 생산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과 더불어 플렉시블 OLED 생산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명실 공히 OLED 종주국이 됐다. 여기에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와 애플까지 OLED 시장에 합류함에 따라 모바일 기기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기기 시장이 플렉시블 OLED의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플렉시블 OLED 시대는 이미 2013년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라운드로 역사적인 시장을 열었다. 2014년에는 스마트 밴드 갤럭시핏과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기어S, 갤럭시 노트 엣지를, 2015년에는 4월부터 발매를 시작한 갤럭시S6 엣지 모델을 출시하며 모바일 기기 전 영역에서 플렉시블 OLED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LG전자도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2013년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G 플렉시를 출시했으며 작년에는 스마트워치인 G워치R을, 그리고 올해는 G 플렉스2와 G와치 어베인을 시중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OLED의 우수성

삼성과 LG가 LCD 분야에서 세계 최대 시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OLED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LCD가 나빠서가 아니다. OLED가 LCD 보다 화질에서 더 우수하며 인간 친화적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화질을 결정 짓는 요소는 크게 3가지가 있다. 바로 명암비와 색상(색재현율), 해상도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눈은 이 3가지 요소로서 사물의 형태와 입체감을 구별하게 된다. 해상도는 아직 LCD가 우위다. LCD는 8K 제품이 나와 있지만 현재 상용화돼 있는 OLED는 4K가 최대다. 하지만 OLED는 아직 개발 역사가 짧아 해상도를 올릴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어 곧 LCD와 대등한 기술이 등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톱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일반인들의 눈이 해상도보다는 색상을 더욱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LCD 진영은 OLED의 장점인 색상을 따라가기 위해 퀀텀 닷(quantum dot, QD) 기술을 사용한 백라이트를 개발해 색재현율을 120%까지 올려, QD-LCD는 OLED와 유사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일부 제품에 불과하다.

OLED가 LCD 보다 화질이 좋을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명암비 차이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LCD는 액정을 사용하고 있어 액정의 광축을 통해 나오는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LCD의 명암비가 1000대 1 정도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은 액정이 가진 기본 특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OLED는 화소 마다 광량을 직접 조절하기 때문에 명암비가 무한대다. 명암비가 중요한 것은 인간의 눈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밝은 조명이 있는 세트장에서 촬영한 영상들은 LCD에서도 매우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어두운 야외 촬영 장면은 LCD에선 구별하기 어렵다. OLED가 LCD에 비해 휘도가 낮아도 시인성이 우수한 것은 검은색이나 짙은 색과 같이 있는 밝은 색은 인지 휘도가 높기 때문이다.

애플이 ‘애플 워치’를 공개하며 가장 강조한 것은 휘도가 아닌 블랙이었다. 애플 워치에는 LCD가 아닌 플렉시블 OLED가 탑재됐다. 명암비가 우수해 인지 휘도가 탁월한 OLED의 진가를 애플도 확실히 알게 된 것이다. 스마트 워치에서 이제 OLED는 필수 디스플레이로서 자리 잡고 있다. CES 2015에서 중국 기업인 화웨이와 아수스에서 OLED를 탑재한 스마트 워치를 전격 공개하였다. 스마트폰에 이어 새롭게 모바일 기기 시장을 열고 있는 스마트 워치는 OLED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 OLED 동향

중국에서 OLED 패널 사업을 준비 중인 업체는 BOE를 비롯해 CSOT, 비전옥스, 티안마, 트룰리, EDO 6개사다. 이들 6개 기업 중 BOE와 CSOT는 TV용 대면적 OELD 패널과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동시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상대적으로 이들 기업들에 비해 규모가 작은 비전옥스와 티안마, 트룰리, EDO는 스마트폰 OLED 패널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저가형 OLED 패널 출시를 시작하자 이들 업체들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유리 기판 기반의 휘지않는 스마트 워치용 OLED 패널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들은 플렉시블 OLED 개발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 성숙도가 높은 일본과 대만은 조용히 OLED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일본은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OLED 패널 사업에 제동을 걸기 위해 국가적으로 팔을 걷고 나섰다. 우선 경쟁력을 상실한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모바일 패널 사업 부분을 통합하고 정부 주도의 민관펀드 자금으로 JDI를 신설했다. 뒤이어 OLED 전문 디스플레이 기업인 JOLED도 발족했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 역시 LCD에서는 한국과 대만, 중국 기업들과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새로이 급부상하고 있는 OLED에 집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JDI는 사업 영역을 모바일 기기용 소형 디스플레이에 한정하고 있어 OLED 역시 소형 패널을 개발 중이다. JDI 역시 휘지않는 OLED 패널 영역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플렉시블 제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애플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JDI의 목표다. JDI는 현재 애플 아이폰7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애플의 지도 하에 플렉시블 OLED 패널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플렉시블 OLED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시장에 애플도 참여함으로서 관련 시장이 활짝 열리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3대 스마트 기기 업체인 이들 3개사가 판매하는 OLED 탑재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시장은 2015년에만 15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OLED 패널 시장 역시 고속 성장이 기대되며 2020년에는 70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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