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 세계 최대 55인치 투명 및 미러(mirror)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선보였다. 소비자용 OLED TV보단 투명 및 미러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상업 시장을 우선 공략하는 것이 낫다는 현실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9일부터 11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리테일 아시아 엑스포에서 두 제품을 선보였다고 10일 밝혔다. 리테일 아시아 엑스포는 전 세계 소매 유통 제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회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55인치 대형 화면으로 투명 및 미러형 OLED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미러 OLED는 거울과 유사한 75%의 반사율을 갖췄다. 반사율이 50% 이하인 기존 미러형 액정표시장치(LCD)와는 달리 뿌옇고 답답한 이질감이 없다는 게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명이다. 이 제품의 명암비는 최소 10만대 1, 응답속도는 1ms(1000분의 1초) 이하로 LCD(4000대 1, 8ms) 대비 성능이 월등이 좋다. 투명 OLED는 세계 최고 수준인 45%의 투과율, 풀HD 해상도, NTSC 기준 100% 색재현력이 주요 사양이다. 현재 상용화돼 있는 투명 LCD는 투과율이 10%대, 색재현력은 70% 수준에 그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는 45%의 투과율을 달성함으로써 일반 유리에 보다 가까운 화면을 구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들 투명, 미러형 OLED를 보급하기 위해 인텔과 손을 잡고 ‘리얼센스’ 기술을 접목했다. 삼성의 투명 및 미러 OLED와 안면 및 동작인식, 배경인식이 가능한 인텔 리얼센스 기술이 연동되면 다양한 상업용 보조 기기가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인텔은 투명 OLED로 꾸민 ‘오토모바일 리얼센스 솔루션’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실물 자동차를 직접 보면서 제품의 상세 정보와 기능은 물론 옵션 탈부착 모습까지 투명 OLED로 볼 수 있게 했다. 미러 OLED로 제작된 ‘매직미러’는 주얼리 매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이 제품 앞에 자기 얼굴을 비추면, 목걸이와 귀걸이 착용 모습을 가상으로 보여준다.
양오승 삼성디스플레이 신사업팀장(상무)은 “삼성의 축적된 OLED 기술로 구현한 투명 및 미러 OLED 디스플레이는 우리 생활에 획기적인 변화와 편리를 가져올 것”이라며 “인텔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이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제 아바로스 인텔 사물인터넷 담당 전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혁신적인 OLED 기술은 디지털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인텔의 리얼센스 기술과 함께 고객 및 시장이 원하는 혁신적이고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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