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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TV 가격 ‘확’ 떨어뜨릴 용액공정

* 5월 25일 발행된 오프라인 매거진 <인사이트세미콘>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용액 형태의 R, G, B 발광 재료를 각각의 잉크젯 노즐을 통해 원하는 곳에만 미세하게 분사할 수 있는 용액공정은 진공 챔버에서 유기 재료를 기화시키는 기존 진공 증착 방식 대비 유기 재료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설비 투자비용도 낮은데다 공정 시간도 짧다. 이 기술이 양산 라인에 적용되면 대형 OLED TV의 원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공정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용액공정(Solution Process)은 용액 형태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발광 재료를 잉크젯 프린팅 기법으로 기판 위에 얹는 것을 의미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현재 분말 형태인 OLED 발광 재료를 진공 상태에서 증착하는 공정을 통해 기판 위로 얹고 있다.

현재 유일하게 OLED TV 사업에 나서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화이트(W) OLED 증착 기술을 활용하는데, 이 기술은 청(B)색 발광 재료 위로 적(R)색과 녹(G)색을 섞은 황(Y)색 재료를 적층해 백색을 구현하는 것이다. 백색 발광을 구현하고 나면 자연색을 낼 수 있도록 RGBW 컬러필터를 덧대게 된다.

중소형에선 R, G, B 발광 재료를 기판 위로 직접 패터닝하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증착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FMM은 R, G, B 재료가 제각기 발광하는 형태여서 컬러필터가 필요 없다. 하지만 대형 세대에 FMM 증착 기술을 도입하려면 마스크 쳐짐 현상, 과도한 재료 사용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LG가 대형 OLED에 WOLED 증착 공정 및 RGBW 컬러필터 적용한 이유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OLED TV 시장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용액공정은 용액 형태의 R, G, B 발광 재료를 각각의 노즐을 통해 원하는 곳에만 미세하게 분사할 수 있다. 진공 챔버에서 유기 재료를 기화시키는 진공 증착 방식 대비 유기 재료의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프린팅 장비는 진공 증착 대비 설비 투자비용도 낮다. 화이트 OLED 비교하면 컬러필터 역시 필요치 않으므로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저분자 용액 재료는 기존 고분자 재료와 비교하면 발광 효율과 수명, 균일도가 떨어진다. 장비보다 재료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유비산업리서치>는 저분자 용액 발광 재료 중 R과 G의 효율은 진공 증착용 고분자 재료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고 특히 G의 경우 오히려 높은 효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되는 등 상용화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R과 G 소재는 용액으로, B 소재는 기존 증착 방식을 각각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로 상용화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와 삼성도 이 기술에 주목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저분자 용액 재료의 성능이 높아지면 언제라도 해당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6월부터 경기도 파주 공장에 잉크젯 프린팅 기법을 활용하는 용액공정 OLED 라인 ‘M2-잉크젯’ 시범(파일럿) 라인을 가동한다. 이 라인을 통해 용액공정 기술의 연구개발(R&D)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양산 라인에 도입된다면 OLED TV 패널의 생산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LG 측은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M2-잉크젯 라인을 가동하기 위해 장비 분야에선 도쿄일렉트론(TEL), 장비에 붙는 잉크젯 노즐은 엡손과 손을 잡았다. 재료 분야에선 머크, 스미토모화학 등과 협력한다.

대만 AUO, 중국 BOE도 용액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R&D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일본 파나소닉과 AUO의 경우 용액공정을 일부 적용한 TV OLED 패널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AUO 등이 보유하고 있는 잉크젯 장비는 6세대 이하로 크기가 작다”며 “LG디스플레이는 대형 TV를 생산할 수 있는 8세대 장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조용히’ 용액공정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하고 있다. 삼성벤처투자가 지난해 9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보유한 미국 벤처 업체인 카티바에 지분 투자를 한 것이 그에 대한 증거다. 카티바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 플랫폼을 활용한 박막봉지(Thin Film Encapsulation, TFE) 및 유기물 인쇄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박막봉지 장비인 일드젯 플렉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신규로 가동한 플렉시블 OLED 패널 생산 라인에 도입됐다. 카티바는 지난 1월 일본 재료 업체인 스미토모화학과 프린팅 기법으로 대형 OLED TV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 협력 관계도 맺었다. 스티븐 반 슬라이크 카티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OLED는 현재 높은 생산 원가로 소비자들이 구입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라며 “잉크젯 프린팅 소재와 설비를 적절히 조합하면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제조한 고성능 OLED 패널이 나올 수 있다면 저가 OLED TV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미국 화학 소재 기업인 듀폰(dupont)과도 지난 수 년간 프린팅 기반의 용액공정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오고 있다.

업계에선 용액공정을 활용해 OLED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게 될 시기를 2017년으로 보고 있다. 이 해 용액공정 시장은 3억8000만달러 규모를 형성한 뒤 연평균 141%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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