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인텔 진영의 x86 서버가 국내 서버업계의 주류로 떠오르는 가운데, 유닉스 서버 진영에서 한국후지쯔의 약진이 주목된다.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매 분기 20% 이상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전년 대비 약 27% 가량 줄어들면서 2014년 전체로는 약 3000억원대 규모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국내 x86 서버 시장이 약 6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유닉스 시장 규모의 2배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후지쯔의 유닉스 서버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관련 업계 및 후지쯔에 따르면, 한국후지쯔는 최근 마감된 2014회계년도(2014년 4월~2015년3월)에 매출 기준으로는 약 380%, 판매 대수 기준으로는 3배 이상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HP나 IBM이 매 분기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회계연도 기준이 업체별로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 대상으로 삼기는 힘들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성장했다는 자체가 놀랍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한국후지쯔 측은 “주력 제품인 M10 라인업 가운데 미드레인지급 제품 판매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며 “공공과 금융, 제조 분야의 기간계 시스템, 주로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경영정보시스템(MIS) 용도로 많이 공급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후지쯔는 한국오라클의 총판 형태로 유닉스 서버를 판매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11년부터 공동 개발한 ‘스팍’기반 유닉스 서버의 판매를 오라클로 일원화한 바 있다. 일본 등을 제외하고는 각 국가에서 후지쯔는 오라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으며, 유닉스 서버 이외에 오라클의 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M10 유닉스 서버의 경우, 후지쯔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스팍64X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으로 최대 64CPU, 1024코어까지 확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후지쯔 관계자는 “2년 전 출시된 M10을 계기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하게 됐다”며 “이전 하이엔드 제품이었던 M5000이나 8000에 비해 가격은 낮아진 반면, 오히려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경쟁사의 경우 신제품이 나오면서 가격이 오른 반면, M10의 경우는 전 제품 라인에서 프로세서 코어 단위로 성능을 증설할 수 있는 CPU 코어 액티베이션이나 단계별 리소스 추가가 가능한 유연함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10진 연산, 암호처리, 복사 등의 소프트웨어 처리 일부를 프로세서 상에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온 칩(Software on Chip) 기술이나 슈퍼컴퓨터에서나 적용되는 액체 방식의 냉각기술 등도 M10이 가진 장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 공사나 공단의 지방 이전 사업 등에서도 자사의 제품이 채택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조만간 M10의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인 만큼, 유닉스 시장에서 후지쯔의 영향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후지쯔는 오는 2016년까지 유닉스, x86서버, 스토리지 등의 하드웨어(HW) 플랫폼 매출을 1300억원대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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