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퀀텀닷(Quantum Dot, QD) 재료 공급사에서 다우케미칼을 제외키로 했다. 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이유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TV 사업을 맡는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최근 한솔케미칼에서만 QD 재료를 공급받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한솔케미칼이 공급하는 무(無) 카드뮴(Cd) QD 재료는 삼성종합기술원의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것이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값을 상당 부분 낮췄다는 것이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다우케미칼에서도 QD 재료를 사올 생각이었으나 값이 너무 비싸 공급사에서 제외시켰다.
현재 범용 무 카드뮴 QD 재료 공급사는 다우케미칼에 유일하다. 다우케미칼은 미국 나노코의 무 카드뮴 QD 기술을 단독으로 라이선스 받은 업체다.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다우케미칼의 QD 재료는 값이 상당히 비싼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가 다우케미칼로부터 QD 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일 업체에서 QD 재료를 공급받기로 방침을 세운 것은 올해 관련 제품(SUHD TV)의 판매량 목표치가 높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QD를 탑재한 액정표시장치(LCD) TV는 높은 색 재현율(Color Gamut)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높은 원가 구조를 낮추지 않으면 급속한 보급은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었다. QD는 지름이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구 형태 반도체 입자로,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내는 발광 특성을 갖고 있다. 예컨대 지름이 3나노인 QD 입자에 청(B)색이 닿으면 녹(G)색을, 7나노에 QD 입자에 청색이 닿으면 적(R)색을 낸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QD LCD TV는 이런 QD 입자가 고르게 분포된 필름을 만들어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앞에 붙인 형태다.
기존 화이트 LED 백라이트 LCD TV는 적색과 녹색 대비 청색이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적색과 녹색으로 구성된 QD 필름이 백라이트 위로 부착되면 적록청 각각의 색을 균일하게 맞출 수가 있다. 즉, QD 필름을 통과한 빛은 자연광에 근접한 스펙트럼을 만들어낸다. 일반 화이트 LED 백라이트 LCD TV의 색 재현율은 NTSC 기준 73% 수준이지만 QD를 적용하면 이를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카드뮴이 포함되지 않은 QD의 경우 카드뮴 QD 대비 색 재현율은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아울러 광 효율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경우 LED를 더 탑재해 휘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원가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이다.
한 전문가는 “일반 LED 백라이트 LCD TV에 탑재되는 화이트 LED는 청색 LED 칩 위에 노란색 형광체를 덧씌우는(증착) 공정이 병행돼야 하지만 QD LCD TV는 청색 LED를 그대로 사용해도 되므로 일부 원가가 줄어든다”며 “그러나 카드뮴이 없는 QD 재료를 사용할 때는 LED 개수를 늘려야 되므로 전체적으로는 원가가 늘어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무 카드뮴 기반 QD 재료가 적용된 삼성전자의 55인치 4K SUHD TV의 원가는 584달러로 일반 4K TV(380달러) 대비 1.5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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