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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닌텐도-엔씨소프트 묘한 닮은꼴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슈퍼마리오와 젤다의전설 등 1980~1990년대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황금 IP’의 빗장이 풀렸다. 게임왕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일본 닌텐도가 디엔에이(DeNA)와 지적재산권(IP) 제휴를 맺은 것이다. 닌텐도의 옛 영광을 이끈 프랜차이즈 게임들을 스마트폰으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달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IP 사용 계약을 맺은 것이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리니지’가 외부 개발력을 빌어 재탄생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마련됐다.

물론 IP의 유명세와 업력 등에서 닌텐도가 엔씨소프트를 훨씬 앞서지만 각국을 대표하는 두 게임사가 처한 상황과 행보가 묘하게 닮아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두 회사가 업계에서 탐낼만한 IP를 첫 공개했다는 것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새로운 플랫폼 대응을 위한 시작점에 선 것도 닮은꼴이다. 닌텐도의 고집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엔씨소프트도 모바일게임 시장 대응이 뒤쳐졌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중에 IP 제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금까지 행보만 보자면 닌텐도의 어깨가 더 무거울 법하다. 닌텐도는 지난 2011년, 창사 3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뒤 내리 3년간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많은 언론에선 이를 ‘게임왕국의 몰락’으로 정의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찬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다른 시각도 있다. 출시 17년째를 맞은 리니지가 지금도 최대 매출원이기 때문이다. 대단하다고 볼 수 있는 동시에 리니지가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지금의 모바일게임 시장을 보면 두 회사보다 업력이 훨씬 짧은 슈퍼셀, 킹 등의 업체가 선두에 서 있다. 닌텐도는 비디오게임으로,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으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계급장을 떼고 이들 업체와 겨뤄야 한다. 신작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중요 과제도 안았다.

과연 두 회사가 또 한번의 성공 DNA를 발휘할 수 있을까. 새로운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두 업체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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