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구글이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한다. 그동안 무성했던 소문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5'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에 기조 연설자로 나선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 부사장은 "무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다.
그동안 구글이 이통사(Mobile Network Operator MNO)의 망을 임대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MVNO)로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글은 이통사업자의 반발을 의식한 듯 피차이 부사장은 "대규모 네트워크를 운영할 계획이 없다"며 "이통사와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차이 부사장은 무선기지국 역할을 하는 기구를 띄워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 서비스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MVNO나 '프로젝트 룬'이 성공할 경우 구글은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로 구성된 ICT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구글은 이미 막강한 플랫폼(P) 사업자이다. 또한 직접 콘텐츠를 만들지는 않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 유투브, 구글플레이 등을 통해 콘텐츠(C) 유통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구글은 지난해 레노버에 매각하기는 했지만 미국 휴대폰의 상징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조립폰 '프로젝트 아라'를 야심차게 진행 중이다. 구글 글래스 등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D)에서도 나름의 입지를 구축했다.
이번에 이동통신(N) 시장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게 될 경우 구글은 전 세계에서 CPND 생태계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유일한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애플, 삼성전자, 페이스북 등도 본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구글에 미치지 못한다.
구글은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개방형 협력관계를 강조해왔지만 안드로이드가 시장에 안착한 이후 점진적으로 태도를 바꿔왔다. 그동안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견제를 통해 균형을 이뤄왔던 CPND 생태계가 구글이라는 거인에 의해 좌지우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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