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로부터 직접 메모리 구입, 완성품 공급 추측 소문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삼성SDS가 글로벌 서버 업체들에게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플래시메모리를 제외하고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S가 주요 서버 업체들을 대상으로 D램 등 메모리를 제외한 제품 공급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삼성SDS 시스템 인프라 기획팀 내 테스크포스팀(TFT)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가능 여부’만 물어본 것이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삼성전자부터 메모리나 SSD를 직접 공급받아 하드웨어 인프라를 완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비용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동수 현 삼성SDS 대표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메모리사업부 출신이라는 점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발짝 더 나간다면, 결국 삼성SDS의 구미에 맞게 공급하지 못하는 서버 업체들은 앞으로 제품을 더 이상 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추측이다.
한 서버 업체 관계자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삼성SDS가 일부 프로젝트에 메모리 등이 빠진 제품을 공급받아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결국 앞으로는 삼성전자의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는 서버, 스토리지 제품은 쓰지 않는 것은 물론 이마저도 직접 컨트롤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서버 구조가 단순한 것 같아도 실제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서 출고된다”며 “CPU와 메모리, 마더보드, 디스크 등으로 구성되는 폰 노이만 구조에서 메모리나 디스크를 빼고는 테스트가 불가능할 뿐더러 이렇게 출고된 제품에서 장애가 날 경우,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민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HP나 델, 시스코, 레노버, 화웨이 등 대부분 서버, 스토리지 업체들은 PC나 태블릿, 스마트폰을 제조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메모리나 SSD를 구매하는 큰 손들인데, 만약 특정 업체 제품만 삼성SDS에 공급될 경우 역으로 이들 역시 삼성 제품을 불매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이미 구글이나 페이스북, 네이버 등이 오픈 하드웨어를 통해 인프라를 비용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S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꼭 색안경을 쓰고 볼 필요는 없다는 것.
한 서버업체 관계자는 “삼성SDS의 올해 주요 목표가 캡티브 마켓(삼성그룹 관련 사업)에서의 역량 강화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솔루션 사업 활성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수익 창출과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 (메모리 제외 공급과 관련해) 윗선에 보고해 가능 여부를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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