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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닮은꼴’ NHN엔터-게임위, 배수진 쳤다

- NHN엔터 웹보드게임 등급분류 취소 처분 확정 여부에 주목
- 오는 19일까지 소명 기간…이르면 20일 등급분류회의 때 취소 결정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10일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장 설기환, 게임위)가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 NHN엔터)와 포커 등 게임 판돈에 추가 보너스를 얹어주는 이른바 ‘땡값’을 두고 법 해석상 이견을 보이다 결국 칼을 뽑았다. NHN엔터의 웹보드게임 10종에 대해 등급분류 취소 처분을 결정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1일 NHN엔터에 통지됐다. NHN엔터는 영업일 기준 7일 동안 등급분류 취소 처분에 대해 소명할 수 있다. 소명 기간은 19일까지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20일 게임위 등급분류회의에서 해당 게임물의 등급분류 취소 여부가 확정될 수 있다.

현재 NHN엔터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게임위의 땡값 경고 처분에 대해 수원지방법원에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 이미 배수진을 쳤다. 지금은 법 해석에 대한 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게임위가 등급분류 취소 처분을 내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그런데 NHN엔터에 날을 세운 게임위도 최근 대내외 상황이 좋지 못하다. 잇단 성추행 파문 때문이다. 출범 1년이 채 안 돼 기관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지적당했고 지난 7일 조직쇄신안까지 꺼내들었지만 여전히 외부 시선은 곱지 못하다. 게임위도 배수진을 친 NHN엔터와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두 곳이 묘하게 닮은꼴이다.

업계에선 이처럼 닮은꼴인 NHN엔터와 게임위가 재차 어긋난 행보를 보일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NHN엔터는 게임위와 최대한 타협점을 찾아본다는 입장이다. 게임위의 초강수에 게이머들은 물론 주주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NHN엔터는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게 만들었던 땡값도 게임위와 대화에 따라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할 수 있는 한 대화를 통해 타협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위와 NHN엔터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등급분류 취소가 그대로 확정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까지 게임위의 강경한 입장을 고려했을 때 등급분류 취소 확정에 무게를 둘 수 있다. 게임위 상위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도 NHN엔터의 땡값이 판돈 규정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NHN엔터가 꺼낼 카드는 등급분류 취소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신청에 이은 행정소송 제기가 유일하다. 웹보드게임 서비스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겠지만 정부 기관에 재차 반기를 든 셈이 된다. NHN엔터는 등급분류 취소 결정을 고려한 행정소송 등 대응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NHN엔터는 웹보드게임 규제에 따른 실적 감소분을 메우기 위한 모바일게임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내 10종 이상의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달에만 5종 가량 출시가 예정돼 있다. 기존 출시작의 글로벌 진출도 꾸준하게 추진한다.

게임위는 7일 인사개편을 실시하고 조직을 쇄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 기강 단속과 함께 대외적으로 이미지 쇄신을 위한 결단이다. 게임위는 아울러 대내외 전문가와 간부 중심의 혁신 태스크포스(TF)팀를 구성하고 부서 대표들이 참여하는 내부실무혁신팀을 출범시켰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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