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 3분기 매출 14조9164억원, 영업이익 4613억원을 기록했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의 매출은 4조원을 넘었다.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5년 만이다. 2009년은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최전성기. 3분기 매출만 보면 스마트폰 충격을 극복한 모양새다.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흑자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680만대로 전략 모델인 ‘G3’의 공이 가장 컸다. 여기에 G시리즈 파생모델과 L시리즈3 등을 통해 중저가 시장에 대응했다. LG전자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이 안정궤도에 들어갔다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판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과 맞대결도 펼쳐야 한다. 무엇보다 재고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윤부현 MC사업본부 기획관리 담당 상무는 29일 열린 ‘2014년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셀인과 셀아웃은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재고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셀아웃(유통업체가 소비자에게 판매)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셀인(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판매)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다만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유통 재고를 소진하면서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은 이뤄질 전망이다. 윤 상무는 “경쟁사가 유통재고를 소진하면서 가격 인하를 단행한다면 우리도 가격 경쟁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에 대해서는 “마케팅 비용은 3분기를 기점으로 정점을 기록하기 때문에 4분기는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4분기는 마케팅 비용의 규모 차이로 인해 적자는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3분기 실적은 2분기에 이어 환율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 46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영업외 비용이 2548억원 발생하는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2000억원에 그친 데 대해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대표)는 “올해는 환율 환경이 좋지 않았고 매출을 많이 올리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통화가 약세로 가면서 환율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성수기에 진입하는 TV 사업은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엇비슷한 실적이 예상된다. 문제는 내년 경쟁사가 쏟아낼 것으로 보이는 퀀텀닷(Quantum Dot, QD) 기술이 적용된 액정표시장치(LCD) TV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장점인 색재현성을 상당부분 흡수하면서 가격이 저렴해 OLED TV를 밀고 있는 LG전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그렇다고 QD TV 판매를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OLED TV는 퀀텀닷과 UHD TV와는 차원이 다른 디바이스”라며 “수율 문제를 해결하면 퀀텀닷 TV와 비교할 수 없는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OLED TV는 색재현성 외에도 응답속도, 명암비, 커브드(곡면) 등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고 수율로 가격을 낮춰 승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사업은 11월로 생산이 끝난다. 쌓아둔 재고는 내년 초에 모두 판매가 완료될 것으로 보이며 설비 이전과 활용 등은 아직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4분기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는 영업이익률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환율과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의 경쟁 심화가 주원인이라지만 중장기적으로 외부 요인에 휘둘리는 모습은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HA사업본부 김근태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북미로 들어가는 제품의 생산지는 중국, 한국, 멕시코가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 물량 일부를 중국으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3분기까지 경쟁차원에서 프로모션 비용을 상당히 썼는데 4분기부터 이를 효율적으로 쓰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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