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까지 PC 재고량 3만5000대 수준
- 4분기 태블릿 출하량 확대에 집중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한국레노버의 PC 재고가 한 분기에 출하하는 PC 양과 비슷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넓혀왔지만 중장기적으로 적지 않은 PC 재고를 소화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지난 2~3년 동안 한국레노버는 국내 PC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 상반기에만 8만6000대의 PC를 출하해 7만대 수준에 머무른 델코리아를 1만대 이상의 차이로 제쳤다. 한국HP와의 격차는 아직 상당하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국내에서의 위상은 분명히 달라졌다고 봐야 한다.
다만 출하량 증가는 국내 PC 시장 회복세와 맞물려 있다. 실제로 1분기까지 데스크톱PC와 노트북 출하량은 16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나름대로 선전했다. 2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어서 계속된 하락세가 다소 주춤해졌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28일 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레노버는 상반기까지 3만5000대 가량의 PC 재고를 쌓아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레노버의 1분기 PC 출하량은 4만6000대, 2분기는 3만9000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노트북은 평균 3만4000대를 출하했다. PC 재고량이 상반기 노트북 출하량보다 많은 셈이다. 3분기에는 2만8000대 수준까지 수량을 줄였지만 여전히 분기 노트북 출하량에 맞먹는다.
레노버 본사는 한국레노버가 법인을 세운 이후 물량 확대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시장 규모는 차치하고서라고 삼성전자,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파고들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PC+’ 전략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로의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레노버 입장에서는 오는 2015년까지 국내 PC 시장 ‘톱5’로의 진입이 목표다. 3만대에 육박하는 PC 재고는 중장기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성장 동력인 태블릿은 밀어내기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레노버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태블릿 판매 목표를 PC의 절반 수준으로 맞췄다. 연간 한국레노버의 국내 PC 출하량은 2012년을 기준으로 13만대 수준이다. 따라서 적어도 6만대 이상의 태블릿 판매가 목표라고 봐야 한다.
3분기까지 레노버의 태블릿 출하량은 4만5000대 수준이다. 상반기까지 다소 주춤했지만 하반기부터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신형 ‘요가 태블릿’ 시리즈를 연달아 출시하고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4분기 한국레노버는 태블릿을 더 많이 밀어낼 계획”이라며 “PC 재고량은 당분간 일정 수준으로 줄이기 어렵고 일부 유통망에서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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