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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계열사 생존모색에 골몰…외부사업 확대 난관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사업 다각화를 위해 외부 IT사업 확대를 꾀하던 금융그룹 IT계열사들의 전략이 혼란을 겪고 있다. 금융권 인수합병에 따라 금융그룹 IT계열사의 역할이 지원(SM)으로 고착되고 있고 대외사업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져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그룹 IT계열사들의 내년도 사업계획이 현재 수립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마다 대외사업 확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대형 은행들과 지방은행들은 대부분 금융IT계열사를 갖고 있다. 이들 금융 IT계열사들은 대부분 금융지주사가 지분을 100% 소유하는 금융지주사의 자회사로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금융그룹 IT계열사의 주된 업무는 금융그룹 계열사에 대한 IT업무 지원과 시스템 구축 사업, 그리고 일부 구매(MRO)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금융 IT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는 금융그룹 차원의 효율화와 비용절감을 위해 각 금융 계열사의 IT업무를 아웃소싱하는 형태를 실험했지만 매각으로 인해 결국 실패했고 메리츠정보기술 역시 사업을 중단하면서 이러한 전문 IT계열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개척은 중단된 상태다.

특히 그나마 대외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꾀해 온 우리에프아이에스가 우리은행 매각으로 인해 외부 사업 확대 여력이 없어진 상황에서 금융그룹 IT계열사의 대외사업 개척 움직임은 시장에서 거의 실종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업은행의 IT자회사인 IBK시스템이 캐피탈 차세대 등 대외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지만 주력해 왔던 2금융권 차세대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에서 새로운 대외 성장 동력 찾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금융 IT계열사들의 대외 사업이 녹록치 않은 것은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SDS가 금융 및 공공 등 대외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이 시장의 빈틈을 공략하기 위해 조직정비를 마치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S&C, 아시아나IDT, 대우정보시스템 등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저마다 대외 금융시장 공략을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

따라서 금융 IT계열사가 금융권 IT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IT서비스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또 금융그룹 간 사업 수주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예를 들어 A은행이 IT사업을 발주했을 경우 B은행의 IT자회사가 이를 수주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IT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전문 업체들은 사실상 국내에 손꼽을 정도로 이들 업체가 여러 은행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이들 업체들이 은행들의 내부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며 “다만 실제 사업을 발주하고 수주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현 시점에서 다른 금융IT계열사에 사업을 준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 IT계열사들은 계열사 외에도 공금융을 비롯한 일부 공공사업, 그리고 일반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대외사업 확대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왔다. 일부 IT계열사들은 차세대시스템 결과물을 패키지화해 이를 대외사업 개척에 사용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폐쇄적인 시장 정책으로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업의 특수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대형 IT서비스업체처럼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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