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 기자]국회가 지상파 방송사들의 숙원인 700MHz 주파수 확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기존에 수립한 정책을 뒤집고 원점에서 할당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3일 국회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여러 여야 의원들이 주파수 할당 정책을 원점에서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지난 2012년 1월 디지털전환으로 회수된 700MHz 주파수 108MHz폭 중 40MHz를 통신용으로 배정하기로 의결했다. 이후 정부조직개편으로 미래부가 주파수 분배 권한을 이관받았고, '광개토플랜2.0'에서 할당계획이 확정됐다. 나머지 주파수에 대해서는 기술발전, 수요 등을 감안해 추후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UHD 방송을 위해 700MHz 주파수를 할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은 "2012년 결정 당시 UHD 수요나 재난망 관련 이슈가 없었다"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광개토플랜 정책 결정 당시 여론 수렴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700MHz를 통신사에게 모두 몰아주면 미래부는 돈에 눈먼 부처라는 지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승희 의원도 "주파수 정책은 공공복리 증진을 전제로 해야 한다"며 "재난망이 1순위라 하더라도 이후 UHD에 배분하고 이후 통신용으로 배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최민희 의원도 "기존 통신용으로 잠정 정해놓은 주파수대역 바로 옆에 재난망을 분리 배정함으로써 재난망 확정에 편승하여 통신용 예비 주파수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명확하다"며 "이는 재난망의 효율성 보다는 통신용 배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무료보편적서비스인 방송용 UHD 주파수 할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재난망 할당을 제외한 나머지 대역은 UHD 활성화에 우선 고려하는 것이 공공성 실현에 맞다"고 주장했다.
많은 의원들이 지상파 지원사격에 나선 이유는 700MHz 주파수 논란은 재난망사업에 할당 가능성이 높아진 것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 의원들이 과거에는 재난망, UHD 이슈가 없이 결정됐다고 주장했지만 당시에도 안행부(재난망), 국토부(철도망)가 700MHz 주파수 할당을 요구했었다. 그 같은 논란 때문에 일부 대역(40MHz폭)만 통신용으로 우선 배정된 것이다.
다만, 당시에는 재난망 사업에 할당 가능성이 높지 않았고, 일부 대역이 통신용도로 결정됐지만 방송업계나 정치권 모두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남은 대역을 확보하면 된다는 생각이었기 때문.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가능성이 낮았던 재난망 사업에 할당 높아지면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UHD 활성화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콘텐츠 전송을 주파수에 의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가구 90% 이상이 유료방송을 통해 시청하는 상황에서 10%도 되지 않는 직접수신가구를 위해 막대한 가치를 지닌 주파수를 할당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방송을 비롯한 많은 콘텐츠가 IP(인터넷)을 통해 전달되고 소비되는 추세다.
세계적으로도 방송용으로 700MHz 주파수를 활용하는 곳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치권, 지상파 방송업계의 주장이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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