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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700MHz 할당 재논의 주장 문제없나

700MHz 주파수를 둘러싼 논란이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 통신, 방송업계간 힘겨루기는 정부조직개편으로 미래부, 방통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특히, 그동안 할당대상에서 소외됐던 재난통신망에 700MHz 주파수 할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통신, 방송업계간 주파수 힘겨루기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700MHz 주파수 논란을 분석해보고 바람직한 대안 및 정책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용도로 결정한 700MHz 주파수 40MHz폭을 둘러싼 논란이 시끄럽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인한 부작용이다. 원하는 곳은 많은데 공급량은 미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주파수 할당 받을 가능성이 낮은 곳에서는 정책 자체를 뒤집으려는 시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700MHz 운용방안에 대해 기존 40MHz폭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라며 “주파수는 결정되면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관계 부처 사이에서 고집을 내세워 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이후 700MHz 주파수를 둘러싼 방송·통신업계, 부처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장관급 인사가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이 결정한 정책을 뒤집자는 발언을 했으니 파장은 말할 것이 없다. 이후 최 위원장은 법적 논란 등을 우려해 발언을 철회했지만 최 위원장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 정치권의 비난은 더 커지고 있다.

40MHz폭 용도결정 무효화 주장 왜?=방통위는 지난 2012년 1월 디지털전환으로 회수된 700MHz 주파수 108MHz폭 중 40MHz를 통신용으로 배정하기로 의결했다. 이후 정부조직개편으로 미래부가 주파수 분배 권한을 이관받았고, '광개토플랜2.0'에서 할당계획이 확정됐다. 나머지 주파수에 대해서는 기술발전, 수요 등을 감안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면 최성준 위원장의 주파수 할당 재검토 발언은 왜 나온 것일까.

최 위원장은 “재난망과 통신용을 빼면 48MHz밖에 남지 않는다”라며 “이는 UHD 서비스를 하기는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과거 700MHz 주파수 할당 논의의 중심은 통신과 지상파 방송업계였다. 40MHz 재논의 갈등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졌던 재난통신망 사업에 700MHz 할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주파수 확보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파수를 가져갈 수 있는 확률이 낮아졌으니 기존 의사결정을 뒤집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방통위가 정한 정책 방통위가 뒤집어=문제는 정책을 결정한 조직에서 번복했다는 점이다. 40MHz폭 용도결정은 무수히 많은 토론과 사업자 의견 청취 등을 거쳐 결정된 것인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아 같은 조직의 인사들이 정책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재난통신망이 변수가 된 모양새지만 사실, 수년전 정책 결정 때도 재난통신망 변수는 포함된 것이었다. 당시에도 재난망과 철도망 등 안행부와 국토부가 방통위에 주파수 할당을 요청했었다.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하니 우선 일부를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자는 것에 2기 방통위원들이 합의를 보고, 정책을 확정지은 것이다.

하지만 정부조직개편으로 통신과 방송 정책이 미래부, 방통위로 나뉘어지면서 방통위가 태도를 180도 바꾸었다. 지상파 방송사 중심의 조직으로 선회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중모드로 돌입한 최 위원장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거세다. 지상파 방송업계는 물론, 정치권의 비난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방송인총연합회는 “최 위원장이 일구이언하고 있다”며 “최 위원장은 통신업계의 종복이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원칙도 정책적 판단 없이 무책임하게 말을 바꾸고 있다”며 “UHDTV의 경제적 효과, 국민의 고화질 시청권도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점 재검토 주장 합리적인가=2012년 정책결정 당시 방통위는 “대부분 국가들은 디지털TV 전환 후 여유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이용하는 추세”라며 “방송, 통신 등 각 분야에 대한 수요조사와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108MHz폭 중 40MHz폭을 우선 이동통신용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대역은 디지털전환 및 융합기술의 발전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에 이용계획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래부 역시 정부정책에 대한 예측가능성,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는 정당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 확정된 정책결과는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논란이 된 주파수 분배 및 할당 논란에 대해서도 미래부 장관의 권한이기 때문에 통신용도 배정 역시 주파수 분배표 고시개정, 주파수 할당 등을 통해 적법하게 이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출신인 최 위원장이 발언을 번복한 것도 이 같은 법적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세계 주요 국가들 중 방송용으로 700MHz 여유대역을 활용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 단순한 경제적 가치는 물론, 전파자원의 사회적 가치, 국제적 주파수 조화 등을 감안해 2기 방통위가 결정한 것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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