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지속된 적자로 언제 망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했던 대만 D램 업체들이 회생하고 있다. D램 시장의 호황은 경쟁력 떨어지는 대만 업체들의 배도 불려주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좀비의 부활’이라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D램 업체인 난야는 지난 2분기 42억4300만대만달러(한화 약 1442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6.9%,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수치다. 난야는 지난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 여섯 분기 연속 이익을 내고 있다. 이노테라도 확실히 살아났다. 작년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해 지난 2분기까지 지속적으로 이익을 냈다. 2분기 이노테라의 영업이익은 117억1500만대만달러(한화 약 3983억원)로 전 분기 대비 9.2%, 전년 동기 대비 237%나 증가했다. 양사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 난야는 35.6%, 이노테라는 54.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D램 시장은 2012년 4분기를 기점으로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D램 생산 업체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엘피다) 3개 업체로 좁혀졌고, 생산량 조정에 따른 여파로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었다. 이는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대만 D램 업체들은 선두 업체 대비 미세공정 전환 속도가 늦어 원가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대부분의 D램이 20나노급으로 생산되는 반면 난야와 이노테라의 경우 아직 주력 제품이 30나노급에 머물러 있다.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부터 PC용 D램 물량이 크게 모자라면서 해당 제품을 주력으로 파는 대만 업체의 이익률이 상당히 높아졌다”라며 “삼성이 치킨게임을 멈추고 수익성 위주 경영을 펼친 것이 결과적으로는 대만 업체를 살린 것”라고 설명했다. 이노테라의 최대주주가 일본 D램 업체 엘피다를 인수한 미국 마이크론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사실상 지금의 D램 시장 호황은 마이크론이 최대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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