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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 신규증설 발표에… 공급과잉 우려? “No!”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화성에 짓고 있는 신규 반도체 공장인 S3(17라인)에서 D램을 생산하겠다고 공식 밝혔다. 사실상 신규 증설 발표다. 시장에선 “또 다시 공급과잉 사태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으나 삼성전자 측은 “과도한 물량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1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화성에 짓고 있는 S3 라인의 첫 투자를 D램 생산으로 정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서 시스템LSI 사업부의 차세대 3D 핀펫(FinFET)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생산될 것이라고 밝혀왔으나 AP 수요 부진에 따른 기존 라인의 가동률 하락과 D램 공급부족 상황이 겹치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이명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담당임원(전무)은 지난달 31일 개최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는 작년 대비 메모리 반도체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투자 증가분 대부분은 S3 라인의 D램 투자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팀 담당임원(상무)은 “S3에서 D램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시기는 내년 중반기께”라며 “1단계 투자는 D램으로 결정했지만 전체 공장을 D램으로 가져갈 지, 로직 생산을 병행할 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이후 신규 D램 증설을 하지 않고 미세 공정 전환에 따른 칩(Die) 생산량 확대에만 주력해왔다. 호황기임을 인지한 지난 1분기까지도 신규 증설 발표는 없었다. 현재의 D램 공급부족 상황은 이 때문에 찾아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증설 발표로 시장에선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수급 상황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5나노 이하 공정으로 생산되는 D램은 패터닝 공정의 증가로 단위 시간당 생산성 자체가 줄어들게 되어 있다. 웨이퍼 한 장에서 추출되는 칩 수가 늘긴 하지만 물리적 웨이퍼 투입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비트그로스(Bit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증가분을 상쇄시킨다. 초기 S3 D램 라인 구축에는 이 같은 물리적 웨이퍼 투입량 감소를 보완할 정도로만 최소한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에선 월 3~4만장을 예상하고 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3 라인의 D램 투자 관련, 삼성전자가 수급 상황을 고려해 미세공정 전환으로 인한 웨이퍼 투입량 감소분을 보완할 정도로만 관리할 것”이라며 “2015년 D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명진 전무는 “과거 2~3년 동안 그랬듯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시장점유율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익이 수반된 매출 증가만이 우리가 추구하는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백지호 상무는 “연초 예상보다 올해 연간 D램 비트그로스가 높아지긴 했으나 그 기저효과로 내년에는 성장세가 줄어들 것”이라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20나노 중반대 이하 공정으로 전환하면서 기술적 난관에 봉착하고 있으며 이것이 비트그로스 확대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수익성 경영’ 기조가 ‘공격적’으로 바뀔 경우 과거와 같은 공급 경쟁이 다시금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기남 사장이 지난 5월 시스템LSI 사업부장 및 반도체사업 총괄로 선임되면서 D램 신규 증설을 밀어붙였다는 데 주목하는 것이다. 이런 관측을 내놓은 전문가들은 김 사장이 권오현 부회장의 수익성 경영 기조를 바꿀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직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내부에선 골든프라이스 전략으로 물량 경쟁을 펼치자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김 사장은 이런 전략으로 D램 사업을 함께 키워온 경험이 있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를 제외한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신규 D램 공장 증설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마이크론은 최근 싱가포르 D램 공장을 낸드플래시 생산으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에 새로운 D램 공장(M14)를 짓고 있긴 하나 기존 공장(M10) 장비를 이전할 것이어서 추가적인 웨이퍼 투입량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재무본부장(전무)은 지난달 24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2016년 상반기까지 D램 신규 증설은 없다”며 “그 이후에도 공정 전환에 따른 (웨이퍼 투입) 감소분을 일부 보완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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