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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화재 여파?…현실적 재해복구(DR) 구축에 관심 고조

-액티브-액티브 아키텍처 기반 DR 구성으로 전환 추세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재해복구(DR)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장애 이후, 단순히 백업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아닌 복구 이후에도 바로 서비스가 가능한 ‘지속적 가용성(Continuous Availability)’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발표된 ‘금융전산 보안 강화 종합 대책’의 세부 이행지침이 보강되면서 DR센터 구축에 대한 금융당국의 권고도 구체화되는 상황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화재 사고를 통해 그동안 대다수 업체에서 구축해온 전통적 DR 방식의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기존 DR에 대해 기업들의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용’ 등의 문제로 모든 업무 시스템과 데이터를 대상으로 DR을 구축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미션크리티컬한 업무 시스템 등에만 DR 체계를 구축하고, 데이터 역시 중요도를 따져 백업을 받는 상황이다.

이번에 피해가 컸던 삼성카드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졌던 모바일 결제 등에 대한 DR을 하지 않아 서비스 복구가 길어졌다. 현재 금융위원회가 권고하고 있는 복구목표시간(RTO)은 3시간이다.

백업 전문업체인 팔콘스토어 관계자는 “요즘은 홈페이지만 열리지 않아도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시대”라며 “최근 기업들 사이에 빠른 시간 내에 서비스를 복구해 비즈니스를 재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액티브-액티브 DR 구성에 주목=이에 따라 이를 위한 DR 시스템 구축 역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일부 금융권을 제외하고는 많은 기업들이 액티브(Active)-스탠바이(Standby) 방식으로 DR을 구성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이는 백업센터에 스토리지의 데이터를 복제해 놓고 장애가 발생할 경우, 수동으로 서비스를 이관하는 형태다.

그러나 이는 백업센터에 주센터 대비 50~100% 비용을 투자하고도 장비를 활용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다. 장애가 발생해 주센터에서 백업센터로 운영으로 전환될 경우 성능 저하 및 일부 서비스가 복구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권필주 부장은 “이는 장애 복구 시간과 절차가 복잡해 서비스를 복구하기까지 수시간에서 수일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고, 장애 발생 서비스와 연관된 모든 서비스가 함께 전환 또는 연동돼야 하는데, 이때 서비스를 이루고 있는 모든 계층의 엔지니어와 일관된 작업이 필요하며 복구하는 과정에서 2차 장애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최근 DR시스템 구축은 실시간 동기화를 통한 ‘액티브(Active)-액티브(Active)’ 구성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향후 5년 내에는 데이터를 단순히 복제해 보관하는 기존 백업 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보다 쉽게 백업 및 복구가 가능하고 복제 볼륨이 백업과 동시에 운영되는 액티브-액티브 아키텍처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EMC 관계자도 “최근 원격지 데이터센터 간 네트워크나 DB, 스토리지의 확장 및 가상화 기술 발전 등 관련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액티브-액티브 DR의 구축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현재 증권사 등을 비롯한 제2금융권 위주로 이러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티브-액티브 구현 위한 솔루션은 무엇?=이에 따라 현재 스토리지 및 백업 전문 업체들은 이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EMC의 경우, 장애 발생시 무중단 운영 환경이 가능한 ‘V플렉스(VPLEX)’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어플라이언스를 통해 이중화된 스토리지에 데이터가 완벽한 동기 상태로 유지되게 하는 장비다.

장애가 나면 V플렉스가 이를 먼저 감지해 자동으로 다른 스토리지가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 관리자의 개입이 없고 별도의 작업이 필요 없기 때문에 장애시에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는 스토리지 간의 복제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제조사의 스토리지로 구성할 수 있고, EMC가 아닌 다른 스토리지로도 구축할 수 있다. 이미 현대하이스코 등을 비롯해 국내에 30여곳에 설치돼 사용 중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경우, 최근 출시된 엔터프라이즈급 스토리지 히타치 VSP G1000을 통해 이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스토리지 마이크로코드에 내장된 스토리지 가상화 운영체제(SVOS)의 GAD(글로벌액티브디바이스) 기능을 통해 분리돼 있는 스토리지를 하나의 가상 스토리지 머신으로 인식해 마치 한대의 스토리지인 것처럼 운영이 가능한 원리다.

효성 측은 “이는 순수 스토리지 기반의 양방향 복제 솔루션으로, 대량의 I/O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보장하며 고속의 미러링을 구현할 수 있다”며 “두 스토리지 자원을 100% 활용해 ROI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장애가 발생해도 별도의 DR 전환 절차 없이 자동으로 서비스가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별도의 추가 소프트웨어나 어플라이언스 없이 스토리지 자체에서 액티브-액티브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백업 및 데이터보호업체인 시만텍은 넷백업과 스토리지파운데이션클러스터파일시스템 등을 통해 액티브-액티브 형태의 구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토리지파운데이션의 경우, 이중화를 위한 DB서버라도 동시에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에 한쪽 스토리지가 장애를 일으켜도 다른 스토리지에서 즉각 동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별도의 하드웨어 추가 구성 없이 스토리지 이중화 구성에서 한 스토리지의 장애나 작업으로 인한 동기화가 필요할 경우 변경된 부분만 복제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밖에 팔콘스토어의 경우는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인 NSS와 백업장비인 CDP, 복구솔루션인 리커버트랙 등을 통해 기존 환경에 변화를 주지 않는 DR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팔콘스토어 측은 “NSS와 CDP는 단순한 백업이 아니라 ERP, CRM 등 주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인지해 스냅샷 작업을 하기 때문에 시스템 장애 시 문제가 발생하기 바로 전 시점으로 신속히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DR 솔루션과 함께 간과하지 말아야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실전 훈련이다. 큰 비용을 들여 DR을 구축해도 실제로 잘 돌아가는지를 체크하고 이를 통한 체계적인 DR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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