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중국이 한국 ICT 산업의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휴대폰 등 한국 ICT 제품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나라지만 중국의 ICT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최대 경쟁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CT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3.2% 늘어난 833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도 416억8000만달러 흑자로 국내 전체 수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ICT 수출 상승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는 단연 중국이다. 홍콩을 포함한 대 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의 절반 수준인 418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대 중국 수출 의존도도 심화되고 있다. 대 중국 ICT 수출은 12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올해는 물론,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ICT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우리 ICT 제품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규모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의 점유율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40.2%까지 고점을 찍었지만 올해는 35.9%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꾸준히 상승세다. 1분기 기준 22.2%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예전에는 한 수 아래였던 레노버, 화웨이, ZTE 등은 삼성전자, LG전자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제품이 품질까지 확보한다면 국내 기업들의 고전은 불 보듯 뻔하다.
미래부는 당분간 ICT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위험요인으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추격을 꼽기도 했다.
기능이 평준화되고 있는 디지털TV나 디스플레이 패널의 중국 수출은 이미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TV 판매는 늘어나고 패널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대 중국 수출은 부진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대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8.8% 감소하며 전체 수출 감소를 주도했다. 디지털TV 전체 수출은 12.1%나 늘어났지만 대 중국 수출은 9.8%나 감소했다.
중국 ICT 제품의 수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15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5.5% 늘어났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등 기술력 차이가 없는 분야(30억5000만달러 6.5% 증가)는 물론, ICT 응용·기반기기(17억2000만달러 12.0% 증가) 수입도 증가했다.
선진국으로의 ICT 수출은 2007년 상반기 37%로 중국(34%)보다 비중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대 중국 수출 비중은 50%로 확대된 반면, 선진국으로의 수출은 21%로 쪼그라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 중국 ICT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될 경우 전체 무역수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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